<편집자주> 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사진=tvN 제공
2017년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재벌가의 딸 김정혜(이요원 분), 재래시장 생선장수 홍도희(라미란 분), 그리고 대학교수 부인 이미숙(명세빈 분)까지,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계층을 넘어 가성비 좋은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완성도 높은 전개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2%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부암동 복수자들’은 호평을 바탕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줬고, 후반부에는 6%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 ‘시즌2’ 플러스 요인: 복자 클럽의 ‘사이다’ 같은 활약
누군가에게 복수를 가하기 위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뭉쳤다. 복수 품앗이를 하기 위해 ‘복자 클럽’을 만들었다는 설정 자체가 기발했다. 복자 클럽 멤버들은 권력을 휘두르며 약자들을 억압하던 얄미운 주변인들에게 소소한 복수를 가하며 사이다 같은 쾌감을 선사했다.
복수라고 해서 심각한 폭력이 동원되지는 않았다. 교장에게 설사약을 먹여 망신을 준다거나 남편이 중요한 미팅을 망치도록 사전에 일을 꾸미는 등 소소하지만, 통쾌한 복수들로 보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다.
사진=tvN 제공
또 ‘부암동 복수자들’은 소소한 복수로 시작해 이야기 스케일을 키워 나갔다. 자격이 없는 남편이 교육감 선거에 나가자 이를 막기 위해 비리를 터뜨리는 등 사회 문제까지 다뤄내며 깊이를 더했다.
복자 클럽이라는 확실하고 매력적인 설정이 확고한 만큼, 멤버 또는 사건들을 변형하면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인: 복자 클럽 케미스트리가 관건
재벌이지만, 의외의 허당미로 드라마의 유쾌함을 배가시킨 김정혜부터 푸근한 매력으로 멤버들을 감싼 홍도희, 여리지만 복자 클럽과 함께하며 자존감을 찾아가던 미숙, 여기에 귀여운 막내 멤버로 활약한 수겸(이준영 분)까지,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견인하는 요소였다. 그러나 시즌2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멤버 교체가 필수다. 원하던 복수를 끝내고, 각자의 상처까지 해결하는 닫힌 결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카리스마 있지만 의외의 빈틈이 있는 김정혜 역할로는 드라마에서는 늘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맡았지만,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흥 넘치는 반전 면모를 보여준 김서형이나 최근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산촌편’에서 우리가 몰랐던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염정아도 어울린다. 푸근한 매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관록이 느껴지는 이정은, 염혜란 등도 복자 클럽의 리더 역할을 하기에 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