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김포 풍무역 부근 대우건설 '푸르지오 더마크'(왼쪽)와 호반건설 호반써밋 견본주택. (사진=손기호 기자)
"서울 가깝고 생활반경도 넓다. 34평(84㎡)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거 같다."
"내가 살 집은 아니고 아들 결혼하면 살 집 보러왔다."
10·15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분양가상한제 지역인 김포 풍무지역. 대우건설과 호반건설 등 이 곳에 나란히 분양에 나서면서 현장에는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렸다. 실수요자들은 생활에 가장 적정한 84㎡를 찾았고, 일부는 자녀의 결혼을 이유로 들며 주거와 투자를 동시에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대우건설은 이번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11월 초부터 본격 청약에 돌입한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주에 먼저 견본주택을 개관해 1차 청약까지 마쳤다. 호반건설 견본주택을 방문한 방문객들 중에선 대우건설 견본주택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관련기사 참조).
서울 전역과 과천·안양 일부·용인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대출이 막힌 것과 달리, 김포는 여전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를 유지해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10·15 대책 이후 허가구역이 아닌 김포로 수요가 몰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견본주택을 방문한 김포지역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김포 풍무지역은 인프라나 교통도 주변보다 좋고, 10·15 규제에서 자유롭다 보니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 대우 vs 호반, 구조·전략 맞대결…"푸르지오가 더 넓어보여"
대우건설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총 1524세대 규모로, 74·84㎡ 중소형 평형이 주력이다. 세대의 96%가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돼 채광과 통풍이 강화됐고 드레스룸과 수납공간을 넉넉히 배치해 구조 효율을 높인 것이 주요 특징이다.
현장을 찾은 한 60대 부부는 "30평(74㎡)보다 34평(84㎡)가 구조가 안정적이고 생활하기에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포 평촌 거주 한 여성도 "74㎡는 드레스룸 공간도 부족하고 애매한데, 84㎡는 명확히 구분돼 있어서 더 나은 것 같다"고 했다.
29일 기자가 방문한 김포 풍무역 부근 대우건설 '푸르지오 더마크' 견본주택 거실(왼쪽)과 안방 모습. (사진=손기호 기자)
29일 대우건설 '푸르지오 더마크' 견본주택 74㎡(왼쪽)와 84㎡의 드레스룸. (사진=손기호 기자)
이처럼 대우건설이 중소형 실수요자 중심의 설계를 내세운 반면, 호반건설은 전략을 달리했다. '김포풍무 호반써밋'은 총 956세대 가운데 112㎡만 400여 세대를 배치하며 중대형 평형 수요를 겨냥했다. 일부 타입은 5베이 구조를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세대창고와 넉넉한 주차공간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다만 분양 성적표는 달랐다. 호반이 중대형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실제 청약장은 중소형으로 쏠렸다. 호반은 이날 1차 청약 결과를 발표했는데, 평균 경쟁률은 7.3대 1을 기록했고, 특히 84㎡A 타입은 24.6대 1을 기록하며 가장 치열했다. 현장 선호가 실수요 중심의 84㎡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실수요자들도 84㎡를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김포 고촌 거주 50대 여성은 "서울과 더 가까운 고촌에 살고 있지만 풍무역 생활권 반경이 더 넓고 인프라도 많아서 집 보러 왔다"며 "34평(84㎡)이 살기에 적당한 것 같다. 구조는 푸르지오(대우건설)가 호반써밋(호반건설)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면 비교에 이어 커뮤니티 설계에서도 두 단지는 차이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중앙광장 '시즌필드', 숲 산책로, 시니어 클럽과 어린이집·돌봄센터, 피트니스와 사우나 등 전 연령대 실거주자 친화형으로 설계했다.
반면 호반건설은 피트니스센터, 실내·스크린골프, 작은 도서관, 카페라운지, 넉넉한 주차와 세대창고 등 생활편의 중심의 프리미엄 구성을 내세운다.
■ 발코니 확장…대우 600만~900만, 호반 400만~700만
두 단지 모두 발코니 확장은 '옵션'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기본' 사양에 가깝다. 구조상 확장을 하지 않으면 침대 배치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 관련 법이 바뀌면서 요즘은 옵션이지만 사실상 기본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건축법 개정으로 확장형 평면이 보편화되면서 옵션으로 표기하지만 사실상 기본 사양이 됐다.
이 때문에 발코니 확장 비용까지 포함해서 청약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비용은 대우건설이 평형별 600만~930만원, 호반건설이 400만~700만원 수준으로, 호반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분상제 미적용 단지들이 3000만대 확장비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둘 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방문객들은 "옵션까지 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부담을 토로했다.
아들·며느리와 함께 방문한 60대 이OO 여성은 "방뿐만 아니라 거실이나 주방까지 발코니 확장을 안하면 쓸 수 없게 돼있어서 기본으로 (금액을) 포함해서 따져봐야 하는 거라 부담"이라고 했다. 앞서 호반써밋 견본주택을 방문했을 때도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으면 침대조차 놓을 수 없다"며 비슷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
29일 대우건설 '푸르지오 더마크' 견본주택의 발코니 확장 표시(빨간 원). 옵션 사항인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으면 침대조차 놓을 수 없어서 사실상 기본으로 적용해야 한다. (사진=손기호 기자)
29일 대우건설 '푸르지오 더마크' 견본주택의 발코니 확장 표시(빨간 원). 발코니 확장은 옵션이지만 기본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공간 활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손기호 기자)
■ 실거주자 많지만 투자자도 몰려
대우건설은 풍무역세권 내 최대 규모 브랜드 단지라는 상징성을 내세우며 인근 마산동에서 자이 더빌리지가 D아파트보다 1억원 이상 높은 시세를 형성한 사례를 들어 푸르지오 브랜드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날 60대 한 여성은 "내가 살 집은 아니고 아들 결혼하면 살 집 보러왔다"며 실거주와 함께 장기적 투자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포 지역 공인중개사는 "푸르지오는 풍무역세권의 선도 브랜드 단지라는 의미가 크고, 호반은 브랜드타운 전략을 노린다"며 "서울 접근성과 김포 내 생활 인프라를 고려하면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11월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1순위, 5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1월 12일이며, 정당계약은 같은 달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반면 호반건설은 이미 1차 청약을 마무리했고 평균 7.3대 1 경쟁률로 흥행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