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사진)이 7일 KT 이사회로부터 최종 1인 후보로 선정됐다. (사진=KT)
“지배구조 이슈·과거 관행 과감히 혁신하겠다.”
KT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7일 낙점됐다. 최종 후보 1인으로 올라선 윤 후보는 이처럼 소감문을 밝혔다. 다만 최종 관문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권의 반발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라 녹록치 않다.
■ 윤경림 후보 “정부·주주 우려 공감…주총 전까지 적극 소통”
KT 이사회는 이날 이사 전원 합의로 윤경림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윤 후보에 대한 대표이사 선임안이 상정됐다.
이날 윤 후보는 “후보자 신분으로 조심스럽다”며 간단히 소감문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논란이 되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네트워크와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적 운용은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만큼 한 순간도 흔들림이 없도록 챙길 것”이라며 “사업과 조직을 조기에 안착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 “윤 후보, 신성장 사업 개발 역량 뛰어나”
KT이사회는 윤경림 후보에 대해 KT 대표이사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판단했다.
윤 사장은 이사회 최종 후보 면접에서 KT를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강충구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과 제휴·협력 역량이 뛰어나고, 인공지능 기업으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봤다”며 최종 후보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는 박윤영 전 KT 전 기업부문장(사장), 윤경림 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사장) 등 4인 후보자에 대해 심층 면접을 진행해 오후 6시경 최종 후보로 윤경림 후보를 확정했다.
이사회는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선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 현황을 점검하고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윤경림 후보, 구현모 대표와 일한 ‘전략통’…주총까지 여권 설득 관건
윤경림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6년에 KT에 입사해 신사업추진본부장(상무), 2008년 미디어본부장(상무), 2009년 서비스개발실장(상무)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신규사업 발굴과 미디어 등 융합사업 업무를 책임졌다. 이후 CJ로 옮겨갔다가 황창규 전 대표 시절인 2014년 KT로 돌아왔다. 2019년에는 다시 현대차로 이직했다.
구현모 현 대표 체제인 2021년 KT로 다시 복귀했다. 그는 사내에선 전략통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CJ 등이 KT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차와 신한은행은 KT와 지분을 교환통한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CJ ENM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KT 시즌이 합병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까지 험난하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윤 후보를 포함한 후보 4인 모두 KT 전·현직 임원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비판했다.
이에 주주총회에서 KT 지분 8.53%를 가진 국민연금을 비롯해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은 정부와 여권의 입김으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57%에 이르는 KT 소액주주가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정치권 외풍에 시달린 KT가 주식가치가 떨어지면서 KT 소액주주들이 카페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