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라인게임즈 신임 대표 이사. (사진=라인게임즈)
라인게임즈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 서비스 일부를 마무리하고 구조조정 및 사업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을 목표로 하는 주요 신작 출시와 자체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라인게임즈가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최근 200여명의 전체 직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20~30명 가량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경영 효율화와 자체 개발력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는 게 라인게임즈의 설명이다. 구조조정은 마무리 수순이며 이 과정에서 배영진 라인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도 퇴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CSO는 모바일 게임 '라스트 오리진'을 유통하는 라인게임즈 자회사 피그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었다. 배 CSO가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배 CSO가 보유한 회사 보통주 1만2515주(지분율 2.04%)도 자연스럽게 임원 주식에서 제외됐고 해당 내용이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배 CSO가 회사와 관계를 정리하면서 피그 대표직도 현 라인게임즈 대표인 박성민 대표에게 넘어갔다.
박 대표는 지난 2월 판사 출신 박성민 리스크관리실장을 신임 대표로 신규 선임하면서 조직 개편의 판을 짰다. 김민규 전임 대표가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CPO(최고제품책임자)로 이동했다.
라인게임즈는 신임 대표 체제 출범 한달만에 인력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몰두 및 사업 방향 재편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엑소스 히어로즈'는 서비스를 종료한다. '엑소스 히어로즈'를 서비스하는 완전 자회사 '우주'도 라인게임즈에 통폐합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자회사인 제로게임즈도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IPO를 염두에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말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다만 자회사 폐업과 인력 감축 및 일부 게임 서비스 종료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무리한 IPO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베스파도 '킹스 레이드'라는 확실한 매출 파이프라인이 있었지만 추후 무리하게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며 "라인게임즈도 차기작이 나와봐야 하겠지만 회사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등 속도조절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엑소스 히어로즈'를 정리하면서 주요 타이틀은 액션 RPG '언디셈버'와 '대항해시대 오리진'만이 남게 됐다.
지난해 출시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한민국 게임대상 4관왕을 차지하는 등 게임성에 고평가를 받았으나 과도한 비즈니스모델(BM) 적용을 피하면서 수익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367억원, 519억원의 적자를 낸 만큼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민규 전 대표가 다시 개발 지휘봉을 잡으면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퀸텀 나이츠' 등 신작 출시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진행하면서 예정한 프로젝트는 출시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IPO도 마찬가지로 진행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