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31)는 최근 사용 중인 카드사로부터 리볼빙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 A씨가 가입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상담원은 “결제금액 연체시 신용등급 하락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리볼빙 서비스를 활용하라”고 거듭 추천했다. A씨는 “연체 예방차원이라기에 가입했는데 이자율이 상당히 높다는 걸 나중에 직접 찾아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카드사들의 리볼빙 이월잔액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건전성 우려가 불거졌지만 카드사들의 영업 행태에는 변화가 없다. 온라인상에도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순식간에 카드빚이 늘어나는 것을 경험하고 해지했다는 경험담들이 이어진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의 7월말 현재 리볼빙 이용 잔액은 7조309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리볼빙은 당월 사용한 신용카드의 결제대금을 일부만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대출로 이전해 다음 결제일에 나눠 상환하는 서비스다.
카드사들은 연체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해당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카드론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 궁극적으로 카드사의 수익 확대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상담원이 위험성에 대한 고지는 하지 않고 연체시 기록이 남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서비스라는 점만 강조했다”며 “이후에는 조건에 따라 가입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가입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카드사들의 리볼빙 서비스 관련 불완전 판매 이슈는 지속적으로 문제시 돼 왔다. 일부 카드사들은 모바일 신규 가입 과정시 해당 서비스의 장점만을 강조해 가입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받았다.
리볼빙 서비스는 단기적으로 상환금액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이자율이 무려 20% 수준에 육박해 취약차주들의 이용 비중이 높아지면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각 사별로는 신한카드가 올해 들어 5.29% 늘어난 1조5756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도 올해 6.37% 증가하며 1조4860억원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삼성카드(1조3349억원) 롯데카드(1조628억원) 하나카드(4577억원) BC카드(92억8700만원) 순이다.
실제 6월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 대비 0.38%p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1.06% 수준이었던 데 비해 꾸준한 상승 추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과 연체 기록이 없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전 수준의 마케팅 정책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입 권유 자체는 문제되지 않지만 이자율 고지 등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