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코스피 3100시대. 숨가쁘게 오르는 국내 증시 랠리가 투자자들의 '선택장애'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하나둘씩 투자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되지만 이미 늦은 건 아닐까 망설이게도 됩니다. 국장 랠리에 올라타고 싶은 개인들을 위해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에게 '지금 사면 좋을 상장지수펀드(ETF)'를 물었습니다.


■ 키워드 하나. 배당의 시대, 주주환원주 챙겨라

30일 뷰어스가 각 사를 통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운용사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ETF는 배당 관련 상품들입니다. 5개사는 추천 상품으로 배당 관련 상품을 공통적으로 주목했는데요, 그 중에도 금융지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습니다.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와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을 추천했는데,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의 경우 금융지주부터 은행, 증권, 보험 등 핵심 금융업종 전반을 포괄한 반면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은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대표 금융지주 9종목과 NH투자증권 등 총 10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 상품 마케팅실장은 "금융주는 안정적인 이익 창출 구조와 우수한 규제 자본 관리 능력을 기반으로 이러한 조건을 가장 잘 갖춘 업종"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하반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가 구체화될 수 있고 CET1(은행자본건전성) 비율의 안정적 관리와 환율 개선 효과까지 더해져 주주환원 여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융주 뿐 아니라 현대글로비스, LG, 현대차 등 업종 전반에 걸쳐 배당수익성과 배당성장성을 모두 갖춘 고배당 우량주 30종목에 분산투자하는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를 추천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금융고배당 ETF(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추천했는데 연 최대 15% 분배를 추구하는 커버드콜 상품이라는 점은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 키워드 둘. AI·원자력 '더 간다'

두번째 공통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이었습니다. 삼성자산운용(KODEX AI반도체)과 한국투자신탁운용(ACE AI반도체포커스)은 그 중에도 반도체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을 추천했습니다. 두 상품 모두 최근 30만원대 진입에 도전 중인 SK하이닉스를 각각 22.55%, 27.65%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어 SK하이닉스 간접투자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고려해봄직한 선택지입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후보시절 AI 3대 강국을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이 AI 미래 기획 수석실을 별도로 설치하는 등 AI 산업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에 75% 비중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고 TC본더 장비 점유율 80%의 한미반도체도 동반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습니다.

세번째 키워드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입니다. 최근 원자력 관련주들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이들의 상승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운용사들의 전망입니다.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RISE글로벌원자력’과 ‘SOL 미국원자력SMR’을 추천했는데요, 특히 ‘RISE글로벌원자력’은 2개월 수익률이 63%에 달할 정도로 무서운 기세의 상승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ETF는 컨스털레이션 에너지, 카메코, BWX 테크놀로지스 등 미국 기업 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등도 편입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죠.

■ 키워드 셋. '퍼포먼스' 화려한 화장품·엔터

그외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장품주와 엔터주들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는 게 운용사들의 분석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지치지 않는 랠리 중인 화장품 대표주들에 투자하는 ‘SOL화장품TOP3플러스’를 추천했습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총괄본부장은 “2024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미국 시장에서 뷰티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ETF는 국내 화장품 밸류체인 중 유통, ODM, 브랜드 각 분야 1위 기업인 실리콘투,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을 TOP3 종목으로 약 60% 비중으로 투자하며, 이외에도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의 ODM 기업과 에이피알, 브이티, 달바글로벌 등 글로벌 매출이 두드러진 브랜드 기업들을 선별하여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KPOP 산업은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높인 트럼프의 관세 이슈에 영향이 적을 뿐만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 정책에 기반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 수혜가 기대된다”며 KPOP 4대 기획사에 95% 비중으로 집중 투자하는 ‘ACE KPOP포커스’를 추천했습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컨셉의 상품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을 통해 국내 증시 전반의 성과를 추구하거나 최근 상장한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를 통해 전세계 주식시장에 한번에 투자하는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이정환 ETF운용부문 상무는 “단일 국가가 아닌 세계 경제의 구조적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연금 투자에서 핵심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World in One ETF’”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