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위험 확대’, ‘건전성 악화 우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을 두고 곳곳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1년 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연체율이 부실 채권으로 이어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중저신용자을 위한 대안 시장으로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태생적 특성과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산업의 성장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우려는 과도하다는 게 다수의 전문가들 판단이다.
■ "추세적 연체율 상승 당연...부실 위험 가늠 잣대 안돼"
20일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들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0.3% 수준이었던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0.42% 수준에서 올해 6월 말(1.04%) 기준 1%를 넘어섰다.
일각에선 인뱅들의 연체율을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불안감을 높인다. 6월말 현재 인뱅들의 연체율이 시중은행(0.62%) 대비 2배 가량 높다는 것.
하지만 각 업권마다 연체율과 관련한 마지노선의 기준이 다른 만큼 중저신용자의 대안 시장으로서 역할을 맡고 있는 인뱅들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연체율과 관련해 마지노선으로 삼는 기준은 0.5%인 반면 카드업계는 2%, 저축은행은 5% 등 업권별 다른 게 현실이다.
더욱이 인뱅들이 출범한 지 5년에 불과한 만큼 연체율 상승은 사업 확장 국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분석도 있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인뱅들의 중저신용자 대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주문이 있다보니 연체율이 추세적으로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연체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대출 상품들이 한 사이클이 돌고 회수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부실 발생률 등을 알 수 있는 만큼 현재 연체율만 놓고 부실 위험을 가늠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뱅 3사의 연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중저신용자 부문이다. 8월 말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은 2.79%로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보인 이들의 연체율은 1년 전(0.84%) 대비 3배 가깝게 증가했다.
현재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5.6%, 카카오뱅크 28.4%, 케이뱅크 25.4% 순으로 높다. 하지만 이조차도 정부에서 제시한 연말 목표치(44%, 30%, 32%에 미치지 못해 4분기동안 이들에 대한 대출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와 건전성 사이 균형잡기 '안간힘'
이에 각 사들은 건전성 관리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라는 상충되는 과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을 통해 기존 신용평가 모형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대출 심사에 적용해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하는가 하면 여기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등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토스뱅크도 CSS 고도화를 통한 건전 차주 선별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물론 대손충당금을 확대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27.6% 수준. 즉,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보다 두배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인뱅 3사는 내부적으로 연체율과 관련한 자체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관리 모드도 작동 중이다.
한 인뱅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순 없지만 연체율이 올해 2분기를 고점으로 하반기에는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목표 달성이라는 미션을 수행하면서도 취약차주에 대한 상품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각 업권의 연체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불안감을 조성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인뱅의 경우 업력이 짧은 만큼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이자 수익성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이 성장한 후 전반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