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격차가 대폭 줄었다. 그룹내 아우인 삼성화재가 형인 삼성생명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한때는 2배까지 격차를 벌리던 시가총액이 근소한 차이가 됐다. 이런 격차 축소는 지난 수년간의 보험업계 판도 변화가 주된 이유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시총(보통주 기준)은 각각 14조4000억원, 12조317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시총 차이는 불과 2조원. 약 6년 전인 2017년 말 삼성생명(24조9000억원)과 삼성화재(12조6500억원)의 시총 격차가 12조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수치다. [사진=삼성생명, 삼성화재]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손해보험업계의 약진과 생명보험업계의 부진의 결과로 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생명보험사의 보험료수입은 2016년 119조8110억원에서 2022년 132조684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성장률은 연 1.7%로 사실상 정체다. 반면 전체 손해보험사의 보험료수입은 같은 기간 84조4760억원에서 120조1110억원으로 42.2% 증가했다. 연 성장률은 6%로 생명보험업계를 크게 앞선다. 당초 30조원 넘게 차이 나던 보험료수입 규모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인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생명보험사가 인구 감소 등의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구 감소 여파로 시장이 위축된 데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생보사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종신보험에 대한 니즈가 급감한 것이 이유"라며 "최근 높은 금리와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저축보험과 변액보험의 경쟁력도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장의 위상 변화는 개별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 핵심지표로 부상한 보험계약마진(CSM)의 규모 측면에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 것.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이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가 실현하게 될 이익의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초 삼성생명이 보유한 CSM은 7조6780억원이었다. 삼성생명의 CSM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7490억원을 기록한 뒤 올 상반기 11조9100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CSM 규모는 7조9580억원에서 12조201조원으로 53.3%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IFRS17 관련 이슈로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곧 3분기 실적이 나오고 연말 배당까지 이어진다면 주가도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이재용 회장 일가가 그룹 전반에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업인 만큼 재무적 지표로만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에 대한 평가는 오너 경영권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단순히 실적 측면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오너 일가가 아직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보험수익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삼성생명 측은 세간에서 회자되는 일명 '삼성생명법'과 관련해서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비율을 총자산의 3%로 규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 보유주식을 취득원가로 평가해왔다. 이에 보험사의 보유주식을 시가평가하는 삼성생명법이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이 대거 시장에 나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다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법이 통과된다면 회사로서는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해 해당 이슈가 돌았지만 지금까지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이 통과된다는 건 가정법에 불과하므로 해당 이슈가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

‘만만해진 삼성생명’...생명·화재 시총격차 12조→2조 급감, 왜?

아우 삼성화재의 약진...형님 삼성생명의 부진
최근 수년간 보험업계 판도 변화가 주된 이유

뉴스포트 여지훈 기자 승인 2023.10.10 15:20 | 최종 수정 2023.10.10 17:08 의견 0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격차가 대폭 줄었다. 그룹내 아우인 삼성화재가 형인 삼성생명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한때는 2배까지 격차를 벌리던 시가총액이 근소한 차이가 됐다. 이런 격차 축소는 지난 수년간의 보험업계 판도 변화가 주된 이유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시총(보통주 기준)은 각각 14조4000억원, 12조317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시총 차이는 불과 2조원. 약 6년 전인 2017년 말 삼성생명(24조9000억원)과 삼성화재(12조6500억원)의 시총 격차가 12조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수치다.

[사진=삼성생명, 삼성화재]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손해보험업계의 약진과 생명보험업계의 부진의 결과로 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생명보험사의 보험료수입은 2016년 119조8110억원에서 2022년 132조684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성장률은 연 1.7%로 사실상 정체다.

반면 전체 손해보험사의 보험료수입은 같은 기간 84조4760억원에서 120조1110억원으로 42.2% 증가했다. 연 성장률은 6%로 생명보험업계를 크게 앞선다. 당초 30조원 넘게 차이 나던 보험료수입 규모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인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생명보험사가 인구 감소 등의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구 감소 여파로 시장이 위축된 데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생보사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종신보험에 대한 니즈가 급감한 것이 이유"라며 "최근 높은 금리와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저축보험과 변액보험의 경쟁력도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장의 위상 변화는 개별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 핵심지표로 부상한 보험계약마진(CSM)의 규모 측면에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 것.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이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가 실현하게 될 이익의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초 삼성생명이 보유한 CSM은 7조6780억원이었다. 삼성생명의 CSM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7490억원을 기록한 뒤 올 상반기 11조9100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CSM 규모는 7조9580억원에서 12조201조원으로 53.3%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IFRS17 관련 이슈로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곧 3분기 실적이 나오고 연말 배당까지 이어진다면 주가도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이재용 회장 일가가 그룹 전반에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업인 만큼 재무적 지표로만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에 대한 평가는 오너 경영권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단순히 실적 측면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오너 일가가 아직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보험수익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삼성생명 측은 세간에서 회자되는 일명 '삼성생명법'과 관련해서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비율을 총자산의 3%로 규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 보유주식을 취득원가로 평가해왔다. 이에 보험사의 보유주식을 시가평가하는 삼성생명법이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이 대거 시장에 나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다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법이 통과된다면 회사로서는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해 해당 이슈가 돌았지만 지금까지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이 통과된다는 건 가정법에 불과하므로 해당 이슈가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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