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DS투자증권


삼성생명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찍을 기세다. 정권 교체가 향후 삼성생명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 관심이 모아진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거래량이 증가하며 급등세를 연출, 장중 한때 17.8% 오른 12만8200원까지 올랐다.

이는 2017년 사상 최고가(11월 1일 13만75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종 10.8% 오른 12만500원에 장을 마쳤는데, 14.1%만 더 오르면 역사상 신고점에 이르게 된다.

삼성생명 주가 급등에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따른 정권 교체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법 개정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확인된 민의를 반영해 상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해 온 국내 재벌 총수 일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8.51%)을 두고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다툼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상법 개정 후 삼성생명 일반주주들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하면 삼성생명 경영진은 주주 충실의무에 따라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도 삼성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다.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평가 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 3% 초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금액으로는 약 20조원 안팎의 규모다. 지난 2월 법안 발의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실행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달 발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을 이 같은 흐름에 대한 그룹 차원의 대비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흡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는 것.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에서 분할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경우 20조원 이상의 자금확보가 가능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와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가 30조원 정도로 비슷하다”며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두 지분을 스왑하는 시나리오가 올해 들어 증권가에 퍼져 있었는데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날 정규장에서는 삼성생명 외에 삼성물산(7.0%), 삼성화재(4.7%) 주가도 크게 올라 삼성그룹 관련주들이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