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는 2025년 1월 6~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FC채널 행사에서 올해의 경영전략 슬로건을 ‘TOP2를 향한 질주, Value-Up, Together!’로 발표했다.(자료=신한라이프)


금리인하 흐름 등으로 생명보험 업계가 고전 중인 가운데 신한라이프의 기대 이상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2개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69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9%(2083억원) 감소했다.

업황 악화로 대부분의 생보사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총자산 기준 업계 2~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순익 감소율은 각각 19.7%(726억원), 10.8%(346억원)에 달했다. 5~7위에 위치한 농협생명, 동양생명, KB라이프 역시 16.9%, 41.1%, 7.7%의 이익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익은 16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110억원) 늘었다. 다른 보험사들처럼 신계약이 줄어 고전했지만 유가증권 평가손익 증가 등 투자손익으로 보험손익 감소분을 만회한 것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총 52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에 크게 기여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5721억원)의 순익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신한라이프의 연간 순이익은 2022년 4494억원, 2023년 4724억원, 2024년 5284억원 등 2021년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보험사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CSM(보험계약마진)은 3월말 기준 7조42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신계약이 늘어 CSM이 증가하더라도 기존 계약 해지율이 높으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CSM 증가율이 ‘플러스(+)’를 나타낸 걸로 봤을 때 보험영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신한라이프 2025년 1분기 실적(자료=신한라이프)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3월말 기준 지급여력(K-ICS)비율은 189.3%로, 삼성생명(177.2%), 한화생명(154.1%), 교보생명(186.8%) 등 이른바 ‘생보 빅3’ 보다 높다. 기본자본비율(104.2%)도 100%를 넘겨 최근 금융당국의 자본의 질 제고 압박 흐름에서도 자유롭다.

신한라이프의 탄탄한 건전성은 배당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10월 당국은 해약환급금준비금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K-ICS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로 제한해 한화생명, 현대해상, 한화손보 등 대형사들조차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K-ICS비율 231%였던 신한라이프는 넉넉히 기준 요건을 충족해 지난해 99%(5283억원)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1600억원대를 기록한 전년(35%)에 비해 크게 향상된 수준으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지주사에 보냈음을 의미한다. 신한라이프의 배당금이 신한금융그룹의 밸류업 정책에 큰 보탬이 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KB금융에 5500억원의 배당금을 안긴 KB손해보험 못지않은 기여도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한국신용평가는 신한라이프에 18년 연속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최고 등급(AAA/안정적)을 부여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기준 신한라이프의 보험수익성이 22.7%로, 업계 평균 12.5% 대비 우수하다”며 “약 7.2조원 규모의 CSM 고려 시 향후에도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중도상환(콜옵션) 연기로 최근 자본시장에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신한라이프는 지난 5일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 3.40%로 시중은행 수준의 우수한 조건으로 발행했다. 신한라이프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자본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라이프 이영종 대표가 취임 당시 삼성생명에 버금가는 ‘톱2 전략’을 얘기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아직 한화생명이나 교보생명에 비해 자산은 절반 수준이나 현재와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면 톱2 전략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