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포털 서비스 기능 일부를 시범 운영 및 도입에 나서자마자 조기 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잇따른 대외적인 공격과 압박을 받자 이용자 피드백 수용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소극적인 운영 전략을 고수하는 탓이다. 이에 글로벌 플랫폼 업체와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전날 '뉴스 댓글 내 인용 답글(답글의 답글, 대댓글) 작성 기능'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네이버 측은 "앞서 선보인 뉴스 댓글 내 인용답글(대댓글의 답글) 작성 기능과 관련해 부작용을 둘러싼 우려가 있어 제외한다"며 "아직 사용자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종료로 이용자에게 혼선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16일부터 뉴스서비스에서 대댓글에도 답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답글에는 대댓글의 원문도 함께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기능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이 같은 서비스를 놓고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댓글 전쟁 등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8년 댓글 매크로로 인한 여론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치권 뉴스 서비스 댓글 관련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7월 콘텐츠 추천 서비스 '트렌드 토픽'을 시범 운영에서 정식 출시로 전환하려 했으나 철회한 사례도 있다. 해당 서비스가 여론 조작 우려가 있는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다. 네이버는 '트렌드 토픽'이 개인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결국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네이버의 포털 서비스 확장 및 기능 강화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본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검색 플랫폼 구글은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하지는 않지만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는 제공하는 등 네이버와의 서비스 및 기능 차이가 있다.
구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네이버가 정치권을 포함한 대외 여론을 의식한 눈치보기로 보폭을 좁힌 사이에 포털 서비스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인터넷 통계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즈스프링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포털 점유율은 57.87%, 구글은 33.13%를 기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하더라도 70% 안팎에 점유율을 기록했던 네이버다.
네이버는 구글 외에도 유튜브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와 경쟁을 위해 숏폼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으나 '대댓글'을 비롯해 콘텐츠 내부 기능 강화가 원활하지 않다면 '반쪽' 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도 유튜브가 끼치는 영향력은 막강하고 검색 서비스도 구글이 점점 따라잡는 형국이다"라며 "글로벌 빅테크들은 국내에서 가능한 서비스들이 국내 기업들이 대외 압박에 적용하기 힘들다면 균형있는 경쟁을 벌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