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본격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정경선 전 루트임팩트 대표가 합류하면서다. 정경선 전무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이다. 그동안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공동 대표 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의장으로 활동해왔다.
정경선 전 루트임팩트 대표는 지난 15일 현대해상 전무로 선임됐다. 정 전무는 디지털·ESG·커뮤니케이션 파트 업무를 총괄하며 현대해상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모두 현대해상이 겨냥하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사진=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정 전무는 지난 2006년 현대해상 주식을 첫 취득, 매년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다만 2021년 이후 보유량은 정체된 상태다. 정 전무의 현대해상 보유 주식수는 2021년 말 40만6600주를 기록한 이래 올해 3분기까지 그대로다.
정 전무는 1986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2012년 사회적 기업을 후원하는 루트임팩트를 창립하고 2014년 HGI를 설립했다.
HGI는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컨설팅 등을 진행하는 벤처캐피탈 회사다. 다만 올해 6월 부로 현대해상의 자회사 현대씨앤알(C&R)이 HGI 지분 전부를 인수했다. 매각 대금은 222억3100만원. 업계에서는 당시 정경선 전 HGI 의장이 받은 매각 대금이 150억원가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자금을 활용, 현대해상 지분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전무 발령으로 해당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편, 정 전무는 다른 범현대가나 경쟁 보험사에 비해 경영승계 시기가 뒤처졌다는 평가다. 범현대가에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이미 3세 경영체제를 확고히 다졌다. 모두 정경선 전무와 마찬가지로 이름 마지막 글자가 '선'자 돌림이다. 보험업계에서도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등이 이미 경영승계 절차를 밟은지 오래다. 김동원 사장은 정경선 전무와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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