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 정체 국면에 빠졌다. 한때 두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던 '마블(M-able)'의 월평균 이용자 수(MAU)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 대어급 IPO(기업공개) 여부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는 탓에 KB증권의 온라인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KB증권은 젊은 사용자층을 위한 간편투자 전용 '마블 미니(M-able mini)'를 오는 11월 15일부로 종료하고, 본 앱인 '마블(M-able)'에 주요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마블 미니'는 간소화한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을 앞세운 별도의 MTS 앱으로 주식 초보자를 겨냥해 2021년 출시됐었다. 소수점 투자, 정기 매매 등 미니만의 특화 기능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두 앱의 이용자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KB증권은 서비스 종료를 택했다. 실제 5만명대 발이 묶여 있던 '미니' 이용자 규모는 최근 감소세다. 28일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니의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5만5000명 수준이나 지난 9월 기준으로는 5만2000명까지 줄어들어 전년 동월대비로 19% 가량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간편 앱인 '미니스탁'의 MAU(15만명)에 비하면 3분의 1에 그치는 규모다.

본 앱인 마블의 사정도 여유롭지 않다. KB금융그룹 경영실적에 따르면 마블의 MAU는 2023년 1분기 168만명에서 2024년 2분기 191만9000명까지 14.2% 늘었으나, 최근 1년간 하락하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 2분기 MAU는 182만2000명으로 전분기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KB증권 'M-able' MAU 변화, 자료=KB금융그룹)

이와 관련해 KB증권 관계자는 "2분기 MAU는 기업공개(IPO) 등 대형 이벤트에 따른 외부 요인에 의한 등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MTS MAU는 기업들의 공모청약에 따른 변동폭이 큰 편이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에 주요 기업인 LG CNS를 비롯해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심플랫폼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했으나, 2분기엔 로킷헬스케어 한 건에 그쳤다. 9월 마블의 MAU가 242만명까지 회복됐던 것 역시 대한조선, 아이티캠, 그래피 등 3분기 IPO 기업 증가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를 기점으로 꾸준히 두자릿수대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1월까지 256만명대를 유지했던 MAU에 비하면 성장세는 확연히 주춤해진 모습이다.

이에 KB증권은 향후 통합 앱을 통해 하나의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미니의 특화 서비스는 마블로 이관하고, 트레이딩 기능 강화 및 AI를 활용한 종목·시황 등 정보를 제공해 높아진 고객의 투자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MTS 통합 및 개편 움직임은 KB증권만의 흐름은 아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기존 MTS 앱에 '간편모드'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일원화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키움증권의 '영웅문S'는 이달 1일 간편모드를 도입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용자 특성에 맞는 UI·UX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 순위 3위인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말 간편 앱 '오늘의투자(O2)'를 종료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투자자 니즈가 편의성과 간편성에 맞춰지고 있어 최근 증권사들이 별도의 앱 운영보다 통합앱 개편을 통해 서비스를 집중화하려는 분위기"라며 "본래 MTS MAU는 IPO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지만 최근 증시활황으로 거래대금이 느는 요즘같은 상황에선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하는 증권사들로의 MTS 고객 유입 효과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