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DB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현재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만 4개고, 올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총 10개가 넘는다.
그가 이처럼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2005년 데뷔 시절에는 ‘꽃미남’ 외모로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그 외모에 숨은 반전 캐릭터는 독보적이었다. 일명 ‘똘끼 충만’이라는 표현에 들어맞는다고 해야 할까. 깐족대며 누군가를 살살 약 올리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거침없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성격을 벗어나 김희철만 놓고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버릴 것 없는 멘트로 오디오를 꽉 채우는 능력이 있고, 상황에 맞게 필요한 재치와 순발력은 개그맨보다 뛰어나다.
이런 모습은 JTBC ‘아는형님’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매회 게스트가 달라지는 만큼 출연진에 따라 화제성과 재미가 달라질 수 있지만 '아는 형님'의 인기가 큰 기복 없는 이유는 멤버들의 공이 크다. 특히 김희철은 맨 앞에 앉아 깐족대면서 어색할 수 있는 초반의 분위기를 푸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게스트를 자연스럽게 대하며 프로그램에 녹아들 수 있게 한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유머 감각도 있다. 그의 발언은 직설적이고 강하지만, 어딘가 넘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준다. 또 어떤 분위기에도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 상대방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액션, TV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무서운 기억력 등이 어우러져 그만의 예능 캐릭터를 완성했다.
순수한 모습도 없지 않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김희철은 청결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집에서 깍두기와 막걸리를 담그는 정준하와 임원희에게 갖은 잔소리와 짜증을 부리다가도 음식 맛에 빠져 금세 해맑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30일 방송된 KBS2 ‘썸바이벌 1+1’에서는 여성들과의 미팅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방송 내내 새빨개진 얼굴로 임해 낯선 김희철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문 방송인도 아닌 아이돌이 15년째 꾸준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이런 독보적인 캐릭터였기에 가능했다. 데뷔 때부터 스스로 밀어붙인 ‘우주대스타’라는 별명은 이제 그를 대표하는 별명이 됐고, 누구나 인정하는 ‘예능 천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