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침착맨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서 4사 동시 송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료=침착맨 치지직 스트리밍 갈무리)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로 스트리머들의 플랫폼 대이동이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신생 플랫폼으로 출발하는 네이버 치지직도 다수의 스트리머 유입에 성공하고 기존 강자였던 아프리카TV도 리브랜딩에 맞춰 대형 스트리머를 일부 품으면서 '윈-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인터넷방송업계에 따르면 230만명이 구독 중인 유튜버 침착맨이 최근 특정 플랫폼에서만 단독으로 방송하지 않고 4사(치지직·아프리카TV·유튜브·트위치)에서 당분간 동시 송출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침착맨은 전날 방송을 통해 "각 플랫폼마다 거기서만 보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에 방법은 거기서 켜는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치지직과 아프리카TV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침착맨은 아프리카TV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플랫폼이라 생각한다"며 "방송 안정성도 뛰어나고 메이저리그"라고 강조했다. 치지직과 관련해서는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익숙함에서 오는 소중함이 있다"며 "기존 (트위치) 시청자들이 적응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트위치의 침착맨, 치지직의 침착맨 이런 것보다는 그냥 '침착맨'으로 받아들였으면 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고민 정말 많이 했고 각자 많은 분들이 보고 싶은 곳에서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침착맨의 이 같은 방송 플랫폼 발표가 있던 오후 2시경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63% 오른 11만1400원을 기록하면서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을 제작한 우왁굳의 아프리카TV 이적 발표 당시에도 아프리카TV 주가는 10만원을 넘어서며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아프리카TV 단독 송출을 결정한 대형 스트리머는 우왁굳 외에 유튜브 구독자 수 123만명, 트위치 팔로워 39만명을 보유한 '악어'가 있다.
치지직은 트위치 대형 스트리머인 한동숙과 풍월량, 서새봄 등을 비롯해 다수의 스트리머가 합류했다. 이세계아이돌과 함께 국내 버튜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스텔라이브'도 전날 치지직에서 방송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스텔라이브를 제작한 '강지'는 트위치 방송을 통해 "치지직으로 갈 예정"이라며 "환경이나 조건은 두 곳(치지직·아프리카TV)다 좋았는데 성향이나 방송적으로 봤을 때 스텔라이브가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은 치지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트위치 스트리머가 방송 플랫폼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스트리머 확보 경쟁도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 랄로와 괴물쥐, 오킹 등 일부 대형 스트리머들이 자신들의 방송 플랫폼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어 이달 말 혹은 트위치 서비스가 종료되는 내달 말까지도 스트리머들의 이적 선언이 간혈적으로 잇따를 전망이다.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모두 대형 스트리머를 품으면서 서비스 순항의 청신호를 켰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는 올해 트위치 스트리머 유입으로 MUV(월간 순방문자수)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숲(SOOP)'의 글로벌 론칭으로 모멘텀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치지직, 클립, 클로바 for ad 파일럿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고 3가지 모두 중장기적으로 네이버의 광고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치지직과 클립은 광고 인벤토리 확장으로 양적성장, AI 광고는 개인 맞춤형 광고 제공 및 광고 제작 효율성 증가로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