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 방침을 밝히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전날 오후 내부 회의를 열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하나은행도 내부 비예금상품위원회에서 홍콩 H지수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이유로 ELS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ELS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ELS 상품 판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품 판매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통해 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 제한해 타행 대비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하다"며 "금융소비자의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이 투자상품 관련 개선방안을 현재 검토 중에 있어 결과가 도출되면 그에 맞춰 판매정책을 정비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한 측면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는 S&P 50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래 최고점을 기록해 변동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향후 상품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홍콩 H지수 급락으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ELS 원금손실은 지난 19일까지 2296억원이 발생했다. 일부 상품의 경우 원금손실율이 56.1%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액만 10조2000억원이 예정돼 있어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ELS 판매중단 등을 포함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사태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