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판매량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지수 관련 ELS에 대한 손실 현황과 대응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중이다.
ELS는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연장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는 통상 3년이다.
녹인(konck-in)형 상품의 경우 가입 당시보다 지수가 절반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가 보장돼 은행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문제는 홍콩H지수가 판매 당시에 비해 절반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상품 가입 시기에 따라 대규모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 전체 홍콩 H지수 관련 ELS 판매 잔액은 20조5000억원으로, 이 중 은행 판매액은 16조1973억원(79%)에 달한다.
주요 은행별 잔액은 KB국민은행 7조6695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856억원, 우리은행 408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원금손실 발생구간에 들어간 금액은 4조9288억원인데 대부분 KB국민은행에서 발생했다. 원금손실 상품의 만기가 대부분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어 H지수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3조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조단위 손실 발생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해당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에서 불완전판매 여부 등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대규모 원금손실 우려가 현실화 할 경우 또다른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