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구조도(자료=금융감독원)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 수백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A시중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회사인 A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20개 차주를 대상으로 616억원(42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다만 뷰어스의 취재결과, A시중은행과 전임회장은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 회장 취임 전 차주들의 대출 금액은 4억5000만원(5건)에 불과했지만, 취임 후에는 100배 넘게 불어났다. 대출을 주도한 지역본부장은 이미 면직 처리됐다. 해당 대출 건 중 28건(취급액 350억원)의 경우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건 중 19건(잔액 269억원)에서 부실 및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건과 관련,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서류 진위여부 확인 누락 ▲담보·보증 부적정 ▲대출심사절차 위반 ▲용도 외 유용 점검 부적정 등 다수의 부적정 대출 취급 행태가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사문서 위조 등 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별도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을 실행했다. 또한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담보를 설정하고 보증여력이 없는 보증인 입보를 근거로 대출을 취급했다. 아울러 대출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한 사례도 확인됐다. 증빙자료를 확인하지 않아 용도 외 유용 사실을 적시에 발견하지 못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주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계에서 지주 및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지주·은행 지배구조 제도 개선' 및 최근 지속 발생한 은행권 대출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준비 중인 '여신프로세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형은행의 회장이 불법대출을 주도했다는 것과 그 규모에 충격"이라며 "자칫 은행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350억 부당 대출 '충격'

회장 취임 후 대출 4.5억→616억...137배 증가
대출 269억은 부실 또는 연체 중
은행을 사금고처럼...신뢰 바닥 뚫고 지하로
금감원 "사안 심각하게 인식...엄정 제재"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8.11 12:00 | 최종 수정 2024.08.11 12:13 의견 0
사건 구조도(자료=금융감독원)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 수백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A시중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회사인 A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20개 차주를 대상으로 616억원(42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다만 뷰어스의 취재결과, A시중은행과 전임회장은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 회장 취임 전 차주들의 대출 금액은 4억5000만원(5건)에 불과했지만, 취임 후에는 100배 넘게 불어났다. 대출을 주도한 지역본부장은 이미 면직 처리됐다.

해당 대출 건 중 28건(취급액 350억원)의 경우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건 중 19건(잔액 269억원)에서 부실 및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건과 관련,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서류 진위여부 확인 누락 ▲담보·보증 부적정 ▲대출심사절차 위반 ▲용도 외 유용 점검 부적정 등 다수의 부적정 대출 취급 행태가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사문서 위조 등 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별도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을 실행했다. 또한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담보를 설정하고 보증여력이 없는 보증인 입보를 근거로 대출을 취급했다.

아울러 대출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한 사례도 확인됐다. 증빙자료를 확인하지 않아 용도 외 유용 사실을 적시에 발견하지 못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주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계에서 지주 및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지주·은행 지배구조 제도 개선' 및 최근 지속 발생한 은행권 대출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준비 중인 '여신프로세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형은행의 회장이 불법대출을 주도했다는 것과 그 규모에 충격"이라며 "자칫 은행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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