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대한 잿빛 전망이 투자 시장을 뒤덮고 있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못하면서 해외는 물론, 큰손들의 투자 강도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10만전자'를 외쳤던 증권사들도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하나둘씩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1억3168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는데 이는 무려 8조4451억원에 해당한다. 지난달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반도체 겨울론'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이들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으로 5세대 HBM3E 시장에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후 맥쿼리도 삼성전자에 대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며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새롭게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이전대비 각각 27.6%, 48.8% 낮은 7만6000원, 6만4000원이다. 이후 반도체 수출 실적이 136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는 듯 했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한달 사이 17% 이상 하락하며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장중에는 5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년 반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 증권사들 "목표가 내리지만, 하락 과도" 주가 차트가 우하향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은 불가피해졌다. 이날 SK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8만6000원,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24% 하향한 50조원으로 낮췄다. IBK투자증권도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에서 범용 제품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의 부진, 고대역폭 메모리(HBM3E) 물량의 부진을 목표주가 하향의 근거로 지목했다. 다만 이들은 현재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매수'전략 추천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성장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낸드 수익성의 빠른 정상화와 함께 영업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 혁신 부재, 성장성·배당성 등 매력도 떨어져 하지만 투자 사이드 반응은 좀 더 냉랭하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혁신의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반복적으로 실기하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삼성전자의 성장 모멘텀으로 주목할 만한 변수 혹은 포인트를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TSMC가 독주 수준의 성장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인데 삼성전자가 단기간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전략이나 조짐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위기 탈출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실망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 국내 포트폴리오 균형 차원에서도 국민연금에 대한 투자전략 제안시 삼성전자 매수 전략 추천을 유지해해왔지만 언제부터인지 더이상 그런 분석을 내놓기 쉽지 않게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국내 '큰손' 고객들의 반응도 예전만 못하다. 한 증권사 거액자산가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성장을 통한 수익률, 배당주라는 매력으로 인해 포트폴리오의 필수 종목이었지만 장기 투자 성과 부진이 장기화되고 배당 측면에서도 대안 선택지들이 늘어나면서 선호도가 이전 대비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상 장기적 수요 감소가 클 것으로 보지 않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외 투자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저가 매수를 원하는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삼성전자를 추천 포트폴리오에 적극 편입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5만전자 저가 매수?...큰손들 '냉랭한' 이유

외국계 '비관론' 중심 외국인 매도 폭탄에 주가 약세
"'저가 매수' 전략 추천? 국민연금에도 매수하라 말 못해"

박민선 기자 승인 2024.10.04 11:22 의견 0

삼성전자에 대한 잿빛 전망이 투자 시장을 뒤덮고 있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못하면서 해외는 물론, 큰손들의 투자 강도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10만전자'를 외쳤던 증권사들도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하나둘씩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1억3168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는데 이는 무려 8조4451억원에 해당한다.

지난달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반도체 겨울론'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이들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으로 5세대 HBM3E 시장에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후 맥쿼리도 삼성전자에 대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며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새롭게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이전대비 각각 27.6%, 48.8% 낮은 7만6000원, 6만4000원이다.

이후 반도체 수출 실적이 136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는 듯 했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한달 사이 17% 이상 하락하며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장중에는 5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년 반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 증권사들 "목표가 내리지만, 하락 과도"

주가 차트가 우하향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은 불가피해졌다. 이날 SK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8만6000원,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24% 하향한 50조원으로 낮췄다.

IBK투자증권도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에서 범용 제품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의 부진, 고대역폭 메모리(HBM3E) 물량의 부진을 목표주가 하향의 근거로 지목했다.

다만 이들은 현재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매수'전략 추천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성장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낸드 수익성의 빠른 정상화와 함께 영업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 혁신 부재, 성장성·배당성 등 매력도 떨어져

하지만 투자 사이드 반응은 좀 더 냉랭하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혁신의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반복적으로 실기하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삼성전자의 성장 모멘텀으로 주목할 만한 변수 혹은 포인트를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TSMC가 독주 수준의 성장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인데 삼성전자가 단기간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전략이나 조짐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위기 탈출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실망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 국내 포트폴리오 균형 차원에서도 국민연금에 대한 투자전략 제안시 삼성전자 매수 전략 추천을 유지해해왔지만 언제부터인지 더이상 그런 분석을 내놓기 쉽지 않게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국내 '큰손' 고객들의 반응도 예전만 못하다. 한 증권사 거액자산가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성장을 통한 수익률, 배당주라는 매력으로 인해 포트폴리오의 필수 종목이었지만 장기 투자 성과 부진이 장기화되고 배당 측면에서도 대안 선택지들이 늘어나면서 선호도가 이전 대비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상 장기적 수요 감소가 클 것으로 보지 않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외 투자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저가 매수를 원하는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삼성전자를 추천 포트폴리오에 적극 편입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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