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송도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이 올해 '매출 4조 클럽' 입성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하는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자체 개발 신약 짐펜트라의 매출 성장세가 매세워, 2025년 매출 '4조원' 시나리오는 무난히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3조5039억원, 영업이익은 5797억원으로 제시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0.9% 늘고 영업이익은 10.8%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성장 견인 동력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글로벌 매출 증가를 꼽았다.
실제 셀트리온의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점유율 29%를 확보하며 오리지널을 포함한 경쟁 제품을 모두 제치고 베바시주맙 처방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10월 후발 주자로 유럽에 진출했지만 유럽법인의 적극적인 직판(직접판매) 활동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2020년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시작으로 2022년 항암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와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까지 전체 판매 제품을 모두 직판으로 전환한 바 있다.
자가면역질환 분야 역시 유럽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와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밥)는 지난해 3분기까지 유럽 주요 5개국에서 각각 점유율 25%, 17% 기록했고, 매분기 처방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속 제품 출시 역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출시됐고 올해에는 아이덴젤트(성분명 애플리버셉트) 출시가 예정됐다.
■지난해 매출 '3조원' 첫 돌파, 올해 잼펜트라 매출 '1조원' 기대
올해 역시 셀트리온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짐펜트라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짐펜트라는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치료제다. 유럽에서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로 허가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승인받았다. 신약으로 승인 받은 만큼 미국에서 2038년까지 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업계는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미국 사업 기반 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올해 짐펜트라의 성장세에 날개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3대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을 확보한 데 이어 TV와 OTT 등을 통해 짐펜트라 광고를 미국 전역에 송출하면서 처방의, 보험사, 환자 등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이해관계자 모두를 공략하고 있다.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36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5.8%씩 성장해 2032년에는 6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올해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시킨단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서 짐펜트라의 3상 장기 사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크론병 환자 192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102주까지의 사후분석을 통해 짐펜트라 용량을 기존 120㎎에서 240㎎으로 늘린 증량 투여 환자와 비증량 환자 간의 유효성,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22주 시점 이후 증량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증량 투여한 환자들은 102주차에 증상의 개선 정도를 평가하는 수치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만큼 미국 의사들의 짐펜트라 처방 선호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짐펜트라의 처방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치료제 접근성을 높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