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들이 단 한 알로 여러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복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합제는 서로 다른 효능을 가진 주성분 2종 이상을 한 알에 담은 의약품으로 복용하는 알약의 개수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나프록센' 복합제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NSAID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의 증상 조절에 사용되지만 장기 복용 시 위장 관련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위장관 질환 병력 환자에서 위험이 더 높아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NSAID 장기 사용 시 위산분비 억제제 병용을 권고한다.
이 복합제의 대상 질환은 나프록센 등 NSAID와 관련한 위궤양 및 또는 십이지장궤양의 발생 위험이 있으면서, 저용량 나프록센 또는 다른 NSAID에 의해 충분하지 않은 환자의 골관절염,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이다. HK이노엔은 이번 복합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치료대안과 브랜드 확장,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지난달 소염 진통 효과와 궤양 예방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는 복합제 'UI060'의 임상 3상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대상 질환은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 연관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과 근골격계질환이다. 보령은 현재 제2형 당뇨병을 겨냥한 3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회사는 'BR3006'과 'BR3006A', 'BR3006B', 'BR3006C'의 병용투여 시 약동학과 안전성을 비교·평가하는 임상 1상을 승인받고 진행 중이다. 당뇨병은 단일 약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복합제 연구가 활발한 분야다.
임상을 마치고 올해 허가를 받거나 시장에 출시된 복합제도 적지 않다. 종근당은 지난 4월 제2형 당뇨병 복합제 엠파맥스에스정을 승인받았다. 이 제품은 엠파글리플로진과 시타글립틴 두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 복합제로 기존 치료제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추가적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종근당은 엠파맥스에스정을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제약은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암로젯정을 국내 판매하고 있다. 이 약은 칼슘통로차단제(CC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암로디핀과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 비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티미브를 결합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여러 성분이 서로 상승 보완 작용을 통해 체내에서 다양한 효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하루에 복용하는 약의 개수를 줄여 편의성도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제로 따로 먹는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용하는 알약의 크기나 갯수만 줄여도 신약을 개발하는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창출한다"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과 새로운 분야의 복합제 개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