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 그룹이 자회사를 통해 꾸준히 R&D 투자를 펼친 성과가 점차 나오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존 R&D 본부를 물적분할해 출범한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필두로 계열사 간 역할을 분리해 각 분야에 특화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유노비아가 개발하고 있는 먹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 최근 임상 1상에서 경쟁약물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효과를 입증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관련한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ID110521156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다. GLP-1 계열 약물은 현재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대부분 주사제로만 투여된다. 일동제약의 물질은 먹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큰 차별점을 갖고 있다.
유노비아는 이번 임상 1상에서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충분한 체중 감량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ID11052115을 하루 한 번 복용하게 했더니 200mg 고용량 투여군은 4주 후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였다. 이는 현재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들 보다 높은 체중 감소 수치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 오포글리프론은 4주차 고용량 투여군에서 6.4%, 스위스 로슈의 ‘RG6652’는 7.3%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약물 적응을 위한 용량 적정 과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부작용은 모든 코호트에서 중대한 이상 사례 없이 경미한 수준으로만 관찰됐으며 약물로 인한 임상 중단이나 중도 탈락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ID110521156에 대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현재 논의 중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등 상용화와 관련한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유노비아의 파이프라인인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ID119031166는 미국 임상 1상을 종료했다. ID119031166은 핵 수용체의 일종인 FXR과 결합해 해당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의 MASH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FXR을 활성화해 담즙산, 지질 및 포도당 대사를 조절하는 기전이다. 파킨슨병 치료제 ID119040338는 내년 1분기 임상 1상 IND 제출을 앞두고 있다. ID119040338은 비임상 연구결과 경구 투여 시 약물 흡수력이 뛰어나고, 혈액-뇌장벽(BBB) 투과능이 우수한 것이 관찰됐다.
항암 신약 개발을 전담하는 일동제약그룹의 자회사 아이디언스는 최근 동아쏘시오그룹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기업 앱티스와 차세대 이중 페이로드 ADC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하나의 항체에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작용 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해 암세포를 억제·사멸시키는 항암제다. 양사는 종양 이질성과 항암제 내성 등 단일 페이로드 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정밀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아이디언스는 차세대 PARP 저해 표적 항암제 베나다파립, 앱티스는 위치 선택적 접합 기술 앱클릭(AbClick)을 제공해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ADC를 개발할 계획이다. 양사는 협약 체결과 함께 후보물질 도출과 전임상 연구를 위한 실증(PoC)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연구 데이터와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한 혁신 항암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노비아 분사 이후 주목할 만한 성과물이 나왔다”며 “일동제약 그룹의 자회사별 신약 특화 전략은 전문성을 극대화해 신약개발 효율을 높여 기술이전과 상업화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