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는 희생자의 규모나 사고 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기술적 문제로 볼 때 세계 재난사에 기록될 국제적인 사고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의 충격과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러한 대규모 참사에 대한 전 사회적 치유 과정은 사고 원인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 관련 법 정비를 통한 법률적 조치, 추모비 건립 및 추모 행사를 위한 문화적 접근, 유족들의 마음의 치유를 위한 의학적 접근, 충분한 배상 및 보상을 통한 경제적 접근 등이 종합적이고도 복합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했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이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무안소방서)


2025년 1월 26일 공개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조종사가 관제탑과 착륙을 위한 최초 교신을 한 시각은 08시 54분 43초이다.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져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시각은 08시58분50초이다.

따라서 가창오리들이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흡입의 발생은 착륙교신시점인 08시 54분43초로부터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시점인 08시58분50초 사이의 4분7초 사이에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조류흡입에 대한 엔진의 저항성을 규정한 미국 및 EU의 항공기인증기준에 따르면 소형 조류 16마리를 동시에 흡입하더라도 엔진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아야 하며 최소 20분 동안 최소 추진력을 계속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소형 조류(800g 이하)에 해당하는 가창오리(440g)가 엔진으로 흡입된 시점으로부터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시각까지 아무리 길게 보아도 4분 7초이다. 이는 소형 조류 16마리 동시 흡입으로부터 최소한 20분 동안 엔진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는 미국 및 EU의 항공기인증기준을 15분여나 미달하는 위반이 있을 개연성이 드러났다.

이번 사고 항공기의 엔진 2개가 미국 및 EU의 항공기 제작 인증기준이 정한 엔진 계속 작동 시간인 최소 20분보다 무려 15분이나 빨리 모두 꺼져 버린 결함에 대하여 관련 증거들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하여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엔진 제조사인 CFMI를 상대로 미국에서 즉시 소송을 제기하여 디스커버리 제도(증거개시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Discovery제도에는 문서제출요구(Request for Document Production)와 재판전 관계자신문(Deposition)이 있다.

유족들이 미국에서 보잉과 CFMI를 상대로 소송을 먼저 신속하게 제기해야한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제도에 따른 문서제출요구를 해서 조류흡입에 대한 엔진의 저항성과 관련된 설계 문서와 테스트 보고서 등 모든 자료를 제공받고 보잉과 CFMI의 엔진 설계 담당 임직원들을 불러 재판전 관계자신문을 실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족들이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빨리 보잉과 CFM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디스커버리제도를 이용하여 관련 증거를 제출받고 관계 임직원들을 신문해야 한국 항철위·미국 NTSB·프랑스 BEA가 보잉과 CFMI의 엔진의 조류흡입저항성에 대한 항공기 설계결함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

만약 유족들이 미국에서 당장 보잉과 CFM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얺고 향후 1년 이상을 가만히 앉아서 한국 항철위·미국 NTSB·프랑스 BEA의 최종조사결과를 기다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조류흡입에 대한 엔진의 결함 여부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이들 당국에 의해 엔진의 결함을 밝힐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버리고 조사가 부실하게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사고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소송을 제기하자’는 방침은 보잉과 CFMI가 사고항공기를 만들면서 조류흡입시 저항성에 대한 인증기준을 지키지 않은 결함을 밝힐 수 있는 1년간의 골든 타임(Golden Time)을 만연히 최종조사결과를 기다리다가 날려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사고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미국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사고항공기의 엔진 결함을 밝힐 수 있는 골든 타임(Golden Time)을 놓쳐서 한국소송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미국소송의 승소 가능성을 날려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뼈아픈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자는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피해자들의 유족에게 보잉과 CFMI를 상대로 한 미국소송 제기가 시급하다는 것과 이와 같은 미국소송 제기가 지연될 때 발생할 불이익에 대하여 자세히 알리는 설명회를 오는 3월5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고자 한다.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

하종선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UCLA 법과대학원 법학석사를 받았다. 한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다.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이사,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나루에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