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에드워드 리' 셰프 협업 메뉴. (사진=김성준 기자)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맘스터치’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신메뉴 흥행에 힘입어 ‘리브랜딩’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함으로써 신규 소비층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25일 롯데GRS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달 16일 선보인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 2종은 지난 23일 기준 약 200만개 판매됐다. 기존 ‘모짜렐라 인 더 버거’가 월평균 약 100만개 판매량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60%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맘스터치도 지난 18일부터 ‘에드워드 리 버거’ 2종을 순차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식 판매에 앞서 진행한 사전 예약 판매 당일엔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신메뉴에서 두드러진 것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이다. 양사 신메뉴 모두 ‘흑백요리사’ 결승에서 맞붙은 권성준 셰프(나폴리맛피아)와 에드워드 리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만큼, 셰프 레시피를 직접 맛보길 원하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롯데리아가 CRM(고객 관계 관리) 연령대별 구매율을 분석한 결과, 출시 직후 일주일 간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 2030세대 구매율은 약 7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GRS는 펀슈머 트렌드를 겨냥한 신메뉴 출시 전략이 실제 젊은 소비층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리아는 펀슈머 트렌드를 겨냥한 신메뉴 출시 전략이 젊은 소비자에게 적중하면서 실질적인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면서 “나폴리맛피아 버거도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뒀으며, 올해 첫 신메뉴가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얻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 탈피로 신성장동력 마련
(사진=롯데GRS)
이번 신메뉴의 인기는 두 브랜드에게 있어 단순 흥행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신메뉴가 지향하는 콘셉트가 두 브랜드의 리브랜딩 전략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롯데리아와 21주년을 맞은 맘스터치는 장수 브랜드인만큼 폭넓은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각 ‘어른 입맛 버거’와 ‘동네 버거 가게’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며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버거 주 소비층이 2030대인 만큼 이런 브랜드 이미지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GRS는 2017년까지 1조원대 매출을 유지했으나, 2018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엔 6757억원까지 감소했다. 맘스터치도 2014년 795억원에서 2018년 2845억원으로 급성장했지만, 이후 매출이 정체됐다. ‘가성비 출점’으로 골목상권을 공략하며 빠르게 덩치를 불렸지만,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가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됐다.
위기를 맞은 롯데리아는 적극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했다. 경쟁 프랜차이즈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소비자 의견에 불고기버거 패티를 14% 증량하는 등 보완에 나섰다. 2020년부터는 ‘폴더버거’, ‘밀리터리버거’, ‘왕돈까스 버거’ 등 기존 버거의 틀을 깨는 이색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펀슈머’들을 공략했다. 지난해엔 신규 BI(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새 브랜드 슬로건을 선보이는 등 12년만에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이름을 ‘리아 불고기’, ‘리아 새우’로 변경하고, 신규 BI에 맞춰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집중했다.
맘스터치도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비프버거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맘스 피자’를 론칭하며 치킨 버거 일변도인 메뉴 구성을 다변화했다. 기존 영세 가맹점 위주였던 출점 전략도 수정했다. 해외 유명 프리미엄 버거까지 국내에 진출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골목 상권’ 브랜드 이미지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강남 등 핵심 상권에 대규모 ‘전략 매장’을 내면서 브랜드 노출을 확대했다. 각종 인기 게임 등과 꾸준히 협업을 이어가면서 2030 핵심 소비층 공략도 강화했다.
두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이미지 쇄신 전략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이색메뉴 인기와 리브랜딩 전략 등에 힘입어 2024년 1조원대 매출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맘스터치 운영사인 맘스터치앤컴퍼니도 2023년 매출 3644억원, 영업이익 603억원으로 사상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4.9%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치열한 국내 버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익숙하면서 새로운 맛’으로 차별화한 협업 메뉴를 선보였다”면서 “맘스터치는 ‘싸이버거’로 유명해진 브랜드지만, 치킨버거만 잘한다는 인식을 넘어 비프버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