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확대에 따른 생산력 확장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5조로 정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전망치로 전년대비 22.5% 성장한 5조 5705억원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안정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을 올해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 능력은 78만 4000리터로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6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6공장 생산 능력은 18만리터로 완공 시 생산능력은 96만4000리터까지 늘어난다. 6공장 최종 착공 시기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공장 증설은 생산능력 확장에 대한 고객사 요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지난달 유럽 소재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대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인 5조4035억원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글로벌 CDMO 시장 상황역시 긍정적이다. 전세계적으로 해마다 의약품 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약가 인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CDMO 사업이 지속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162억달러(약 23조6000억원)였던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은 연평균 12.3%의 성장세를 지속해 2032년에는 515억달러(약 74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개발과 생산을 외부에 위탁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 CDMO 사업의 고속성장 배경이다.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로 추가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수주도 기대된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켜 암세포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 사멸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에 위치한 이 생산시설은 4층 구조로 설계됐으며 500리터 접합 반응기와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체 의약품 CDMO 역량을 기반으로 ADC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게 목표다.
회사는 ADC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국내 바이오기업 에임드바이오와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고 지난해엔 미국 브릭바이오에 투자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ADC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와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4월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를 여는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며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르는 ADC는 물론 향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모달리티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