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6일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업스테이지


국내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가 업무용 인공지능을 통해 글로벌 AI 업무 표준을 주도해나가 '일의 미래(Future of Work)'를 앞당기겠단 야심찬 각오를 내세웠다. 업스테이지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업무용 AI 솔루션을 통한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산업 전반의 업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은 사람이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약 2900만 경제활동인구의 업무생산성이 단 1%만 향상돼도 연간 약 14조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AI 기반 업무 자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체 개발한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문서 처리 기술 ‘다큐먼트 파스(DP)’와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꼽았다. DP는 어떤 형태의 문서든 AI 학습용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이며, 솔라는 업스테이지가 사전학습부터 직접 개발한 고성능 인공지능 모델이다. 업스테이지는 DP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제공하는 AI 기반 OCR 도구와 비교해 정확도와 속도 면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OCR부터 LLM까지 풀스택 AI 모델을 모두 자체 개발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업스테이지는 어떤 형태의 문서도 AI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는 DP와 자체 사전학습을 통해 개발한 솔라를 앞세워 국내 AI 업무 표준을 정립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범용 모델이 아닌 산업별 특화 소형언어모델 영역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4월 공개하는 '솔라 프로 1.3' 버전은 국내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 성능이 가장 높다. 또한 6월에는 기존 220억 매개변수에서 330억 사이즈로 확장한 '솔라 프로 1.5' 버전과 오픈AI ‘o 시리즈’, 딥시크 R1에 필적하는 ‘생각 사슬(CoT)’을 구현한 첫 추론 모델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솔라 1.3버전은 국내 언론사의 데이터를 다수 학습한 모델로 국내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 성능이 가장 높다"며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솔라 프로 1.6은 310억 패러미터 규모로, 벤치마크 결과 720억 패러미터인 중국의 큐원(Qwen) 2.5와 성능이 거의 비슷하다"며 성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OCR와 LLM을 통합한 멀티모달로도 확장을 꾀한다. 6월 공개 예정인 ‘비전언어모델(VLM)’은 DP와 솔라를 결합해 정보 요약, 질의응답, 보고서 작성 등 문서 기반의 다양한 LLM 작업을 단일 모델로 실행해준다. 실제 테스트 결과 메타의 ‘라마 4 스카우트’,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보다 정확도가 높다.

산업계 적용 사례도 이어 소개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솔라를 출시한 이후 조선일보와 AI 교열 모델, 한컴과 ‘한컴어시스턴트’, 로앤컴퍼니와 법률 특화 모델을 구축하며 총 250여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5배 증가한 수치로, 본격적인 AI 수익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쌓은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로 확산하기 위한 해외 진출 전략도 발표했다. 최근 업스테이지는 KT와 함께 태국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에 태국어 특화 LLM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국내 최초로 해외 소버린 AI 사업 사례를 남겼다. 글로벌 시장에서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동남아 AI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작년 미국에 이어 올 3월에는 일본 법인을 추가 설립하고 현지 기업과 합작해 일본어 특화 LLM을 개발하는 등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은 "일본 AI 솔루션 시장은 2030년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업스테이지의 문서 처리 기술과 소형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더 나은 ‘일의 미래’를 만드는 기술"이라며 "한국에서 검증된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고 AI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