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미국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1호 신약인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가 과잉행동 장애(ADHD)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면서 글로벌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분야 경쟁력을 또 다시 입증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미국 파트너사인 액섬테라퓨틱스(이하 엑섬)는 최근 미국 내 성인 516명을 대상으로 한 수노시의 ADHD 임상 3상 결과 위약 대비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수면 장애 치료제로 개발한 신약으로 임상 1상 완료 후 2011년 에어리얼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 된 뒤 2014년 재즈 파마슈티컬스를 거쳐 2022년 액섬에 글로벌 판권이 이전됐다. 현재 수노시는 미국·유럽·캐나다에 출시된 상태다.

엑섬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미국 내 다기관에서 성인 ADHD 환자 5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 주요 평가지표와 핵심 2차 평가지표에서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엑섬은 이번 연구결과가 성인ADHD 치료제로서 수노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소아ADHD 환자 대상으로 한 임상도 계획중이다. ADHD는 세계적으로 약 6000만 명이 영향을 받는 신경정신질환으로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 등으로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엑섬은 수노시의 치료범위를 ADHD에 이어 우울장애, 폭식장애 등으로 넓히기 위해 적응증 확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임상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적용될 경우 SK바이오팜이 받는 로열티 규모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SK바이오팜의 수노시 로열티 규모는 매출의 7% 정도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과 수노시의 적응증 확장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476억원과 963억원으로 매출은 5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은 마일스톤 등 일회성 매출 도움 없이 세노바메이트 매출 성장만으로 이룬 성과란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은 약 4387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성장했다. 4분기에도 미국 시장에서 처방수 성장제를 유지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약 160억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별 매출 증가 폭도 경신했다. 세노바메이트가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며 시장 입지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올해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 목표를 5700억원~6100억원으로 설정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과 연령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부분 발작을 넘어 전신 발작에도 처방될 수 있도록 적응증 확장에 대한 임상 3상 탑 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소아 환자의 복용을 쉽게 하는 현탁액 제형을 개발해 신약승인신청(NDA)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세노바네이트는 알약 제형으로 성인 부분발작 치료를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세노바메이트의 성장과 함께 미국 내 직판을 통해 구축한 세일즈 네트워크 및 마케팅 플랫폼의 효과를 극대화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 성장에 힘입어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속 상업화 제품은 올해 상반기 내 도입할 계획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노시의 적응증 확대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SK바이오팜의 유입 로열티 또한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SK바이오팜은 현재 허가 적응증에 대해선 한 자릿수 후반대의 로열티를, 향후 추가될 적응증과 관련해선 한 자릿수 중반대의 로열티를 수령한다"고 말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 증가뿐 아니라 로열티 수익 확대로 이익률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세컨드 프로덕트 도입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이 순항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 내 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