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면역 능력은 어떻게 측정할까 궁금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입주변에 herpes virus에 의한 물집이 생기는 일, 혹은 대상 포진에 잘 걸리든지, 피부에 뾰루지가 자주 생긴다면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의심한다. 면역세포들이 일하지 않으면 평소 우리 몸에 붙어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객관적이지 않다. 또한, 암 환자들에게는 면역력의 저하는 암의 재발이나 나쁜 치료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선한병원 의학박사 정성헌 원장


선한병원 의학박사 정성헌 원장은 "현대 의학에서는 이를 미리 감지하기 위해서 혈액검사를 통해 림파구 등 면역과 관련된 백혈구의 숫자를 파악한다든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측정한다든지, 타액속의 면역 글로블린 측정 혹은 싸이토카인의 생성 능력 등을 측정한다. 최근에 많이 쓰이는 방식으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 살해 세포(NK-Cell)의 활성도를 측정한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는데 일주일 정도가 걸리며 비용이 아직은 다소 비싸고, 실손보험회사에서 암환자라 하더라도 자주 검사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몸 안의 면역 세포들이 잘 활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을까?

우리 몸에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활동하는 신경계가 있다. 실제 우리 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의지로 통제하는 부분은 일부이다. 가령 여러 사람 앞에서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가슴이 벌렁거려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성으로 아무리 심장에게 진정하라고 명령을 내려도 심장이 말을 들은 적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스스로 작동한다고 하여 자율신경이라고 부르고 있다. 생각해보면 밥을 먹을 때마다 위장과 소화액을 분비하는 기관들에게 일일이 오더를 줘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할지 예상하기도 힘들다. 소화기관은 그래서 우리의 명령을 받지 않고 알아서 작동하게 되고, 주변 온도가 오르면 땀을 내야 하고 온도가 떨어지면 소름을 돋게 해서 체온을 지키게 된다. 이런 일을 내 몸에게 오더 낸적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원시시대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기억들도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하고 있다.

가령 수풀 사이로 쓰윽 무엇이 지나가게 되었을 때 '형체로 보아 뱀이라고 생각하고, 피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피하게 된다. 이때 작동하는 것이 자율신경이다.

정성헌 원장은 "자율신경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인데 예를 들어 적으로부터 공격 받을 위기에 처하면 교감 신경이 작동한다. 도망쳐야 하므로 근육으로 혈액량을 많이 배정한다. 당연히 혈압을 올리고 심장 박동 수도 빨라진다. 잠을 자야 할 때는 부교감 신경이 작동한다. 뇌로부터 혈액을 빼 가서 잠이 오게 만든다. 우리의 건강은 이 상반되는 두가지 신경계가 균형을 이룰 때 건강이 지켜진다. 그리고 우리의 면역계는 이 자율신경의 통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트레스가 많아지거나 우리 몸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이 자율신경계가 외부 자극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외부 자극과 변화에 따라 자율 신경의 기능이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심박수의 변이가 크다. 이러한 원리를 가지고 스트레스 여부와 몸의 컨디션을 측정하는 장비가 스트레스 측정기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으며, 왠만한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가면 갖추어져 있는 부분이다. 이것은 자율 신경계의 기능을 확인함으로서 면역계의 기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피를 뽑을 필요가 없으며, 결과도 즉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현대인은 스트레스, 음식 섭취의 불균형, 신체 활동의 저하 등 면역계에 문제가 생길 만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다.

정성헌 원장은 "우리 몸의 세포들은 매일 복제를 하면서 복제상의 오류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 방식은 활성 산소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고 활성 산소는 정상 세포들의 복제 과정에 관여하여 변이를 만들도록 자극한다. 즉, 암세포는 매일 만들어진다. 매일 만들어 지는 암세포들을 원활하게 제거해주는 것이 면역 시스템이다. 면역계가 흔들린다면 암을 비롯하여 많은 질병이 생긴다. 건강한 면역계는 어떤 항암제보다도 효율적으로 이미 발생된 암덩어리도 공격한다. 인간이 겪는 질병의 절반은 면역 관련 질환이다. 다시 말하면 면역 관리만 잘해도 우리가 걸리는 질병의 절반은 예방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 번씩 내 몸의 면역 기능을 점검했을 때,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라면 저하된 원인을 찾고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에 내 몸에 대한 작은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