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눌러밥' 2종. (사진=전소정 기자)

무더운 날 바쁜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간단하게 한끼 때우고 싶을 때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바로 편의점 간편식입니다. 10여년 전만해도 편의점 음식은 삼각김밥과 도시락에 국한됐습니다. 하지만 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편의점업계는 해마다 간편식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이제는 저마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다양한 제품 개발은 물론 지역상생, 유명 연예인 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죠. 지금도 편의점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간편식 제품을 내놓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마트24는 지난달 편의점업계 최초로 짜먹을 수 있는 튜브컵 형태 주먹밥 ‘눌러밥’ 2종을 선보였습니다. ‘눌러밥’은 출시 2주 만에 이마트24 기타 주먹밥 카테고리 내 매출 1, 2위에 오를만큼 이목을 끌었는데요. ‘눌러밥’은 뚜껑을 열어 밑부분을 손으로 눌러 짜 먹는 형태입니다. 기존 밥류 제품으로써는 다소 생소한 형태와 방식입니다. 기존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 간편식 제품들은 취식 과정에서 제품 개봉 시 으스러지거나 손에 묻는 경우가 있었다면 눌러밥은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여 취식 편리성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죠.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되니 위생적으로도 안심할 수 있고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였습니다. ‘눌러밥’ 2종 가격은 각 2000원으로 편의점 김밥과 햄버거, 도시락과 비교하면 약간 저렴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기존 편의점 삼각김밥 가격대가 1000원 초반에서 후반대인 점을 고려해보면 몇백원 높게 측정된 셈이었습니다. NHN 페이코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직장인들은 평균 점심값으로 9500원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필요할 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여겨집니다.

‘눌러밥’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스타셰프로 대중에게 익숙한 중식 요리사 여경래와 양식 요리사 최현석이 각각 ‘불짬뽕 볶음밥’, ‘트러플크림 리조또’의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해당 제품들의 샘플 시식을 비롯해 식감, 재료, 소스양 수정에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품 패키지 전면부에서도 ‘최현석 셰프의 트러플크림 리조또’, ‘여경래 셰프의 불짬뽕 볶음밥’이라는 문구와 함께 두 거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마트24 '눌러밥' 2종. (사진=전소정 기자)

두 제품 모두 뚜껑 씰을 개봉하고 밑 부분을 누르면 안에 담긴 주먹밥이 타원형으로 그대로 올라와 제품 설명과 같이 간편히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용기에 담긴 밥들은 꽤 단단히 크림이나 소스와 뭉쳐져 있더군요. 이 때문에 밑부분을 눌러 밥이 올라오는 과정에서 밥이 으깨지거나 흩어지지 않아 주변이 지저분해지거나 손에 묻는 일은 없었습니다.

두 제품을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트러플크림 리조또’는 트러플크림소스를 베이스로 비빈 밥과 베이컨, 양파가 잘게 섞여 들어간 주먹밥이었습니다. 특히 구운 버섯이 살짝 씹히면서 크림과 함께 전해지는 식감이 부드러웠죠. 향이 특징인 식재료 트러플을 내세웠지만 간과 향이 강하지 않아 어린아이도 거부감 없이 가볍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밥 비율이 많고 크림과 트러플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트러플, 크림, 리조또 세 가지 본연의 개성을 모두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불짬뽕 볶음밥’은 제품명답게 새빨간 주먹밥과 함께 당근, 대파가 볶아 담겼습니다. 불짬뽕맛 역시 리조또맛에서 느꼈던 바처럼 첨가된 토핑 비중보다 밥의 양이 훨씬 많아 아쉬습니다. 그러나 짬뽕하면 빠질 수 없는 오징어귀가 들어가 있어 씹는 재미가 있었죠. 또 강한 빨간색의 겉모습과는 다르게 맵거나 간이 세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짬뽕밥이라는 개성을 드러내듯 짬뽕향이 은은하게 코끝에서 맴도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제품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제품 4개를 구매해 4명이 함께 ‘눌러밥’ 2종을 시식해봤습니다. ‘눌러밥’에 대한 공통적인 평가는 간편하게 섭취 가능하다는 점과 기존 주먹밥,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외형에서 오는 호기심 등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만, 맛 부분에서는 기존의 간편식들에 익숙해진 탓인지 간이나 재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50대 A씨는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차타고 이동하면서 먹으면 편할 것 같다”면서도 “맛에서는 간이 좀 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습니다. 20대 B씨는 “삼각김밥에 익숙해져서인지 김이 없어 아쉽다”고 평했죠. 이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출시 초부터 SNS 등을 통해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참치, 제육 등 기존 간편식과 같은 많은 종류 ‘눌러밥’ 출시를 이어가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기존 편의점업계에서 한 번도 출시된 적 없었던 튜브컵 형태의 주먹밥을 선보임으로 인해 간편함과 호기심 유발을 통한 구매 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점에서 이마트24의 소비자 공략이 어느정도는 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약간의 아쉬운 평가의 목소리가 나왔던 맛 평가 부분에서 조차 출시 2주 만에 개선 의지를 보이는 이마트24의 행보는 제가 이마트24의 앞으로의 간편식계에서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