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스콤 ETF CHECK, 편집=문재혁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바이오와 인공지능(AI) 테마간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랠리에 바이오·헬스케어 ETF는 수익률 상위를 기록 중인 반면 AI 버블론 논쟁에 AI 관련 상품은 크게 하락했다.

19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국내 ETF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바이오·헬스케어 ETF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가 등락률 18.81%로 선두에 위치했으며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18.08%), 'HANARO 바이오코리아액티브'(15.21%), 'RISE 바이오TOP10액티브'(11.93%),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10.74%) 등이 자리했다.

바이오 ETF 강세의 배경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플랫폼 기반 기술 수출 확대 영향이 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는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를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맺은 4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에 이어 올해 2번째 기술수출이다. 이에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계약 체결 이전인 11일 종가 기준 9만7500원에서 12일 12만6700원 상한가로 마감했다. 18일 종가는 16만6600원으로 11~18일 동안 70.87% 올랐다.

기존 플랫폼 기술 수출 경험이 있거나 향후 수출 계약이 기대되는 바이오 기업 주가도 같은 기간 동반 상승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22.93%), 장기 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보유한 펩트론(17.29%), 피하주사 전환 플랫폼 'ALT-B4'를 수출한 알테오젠(9.60%) 등 주요 바이오 기업 주가는 11일 종가 대비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김선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수출 계약이 기술이전(L/O)을 기다리고 있던 바이오텍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며 "11~12월은 빅파마들이 연초 계획한 예산 집행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추가 L/O 소식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AI와 AI 관련 테마인 양자컴퓨팅·원전·반도체 섹터는 최근 일주일 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50% 하락한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액티브'를 비롯해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14.75%)', 'TIGER 200IT레버리지'(-14.49%),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14.05%),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13.51%) 등 AI 관련 상품이 수익률 하위 1위부터 10위까지 이어졌다.

AI 버블론 논쟁이 AI 및 관련 ETF들의 부진을 초래했다. 미국 증시에서 AI 고평가 논란이 부각된 지난 4일(현지시간) 이후 대형 기술주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4일부터 17일까지 엔비디아(-9.80%),메타(-5.59%) 등 빅테크 주가가 떨어졌으며 팔란티어(-17.34%), 아이온큐(-18.16%) 등 주요 AI·양자컴퓨팅 기업도 10% 이상 낙폭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에 수혜를 입었던 원전·반도체까지 약세가 확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AI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는 전기 출현 이후 100년 만의 산업 성장 변곡점"이라며 "AI 버블이 있다고 가정해도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급선회하는 등 시장 충격 없이 쉽게 터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IT 버블과 AI 버블을 비교하며 버블 우려를 일축한 견해도 나왔다. 김두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IT 버블과 달리 AI 기업은 실제 이익을 내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 투자 비율 및 부채 관리 수준도 IT 버블 직전 대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강세장에서 종종 나타나는 재정비 시간"이라며 "빅테크 중 마지막 순서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한국시간 20일)가 AI 설비투자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 덧붙였다.

(자료=코스콤 ETF CHECK, 편집=문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