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장 G마켓 대표가 지난 21일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G마켓)


국내 이커머스 시작과 이커머스업계 내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왔던 G마켓이 28년만에 한국 이커머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5년 안에 거래액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려 국내 이커머스 왕좌를 탈환하겠단 각오다. 이를 위해 내년 한해에만 약 7000억원을 투자, 2026년을 '오픈마켓 선도 혁신기업으로의 부활을 위한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단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 1998년 옥션으로부터 시작해 국내 1세대 이커머스를 대표하는 이커머스 강자로 한때 독보적 1위를 놓치지 않았었다. 실제 2010년 G마켓이 옥션과의 합병을 선언할 때까지만해도 관련업계는 시장의 80%를 지배하는 '오픈마켓 공룡'의 탄생이라며 독점전 지배력 구축에 대한 경계를 멈추지 않고 G마켓이 불러올 파장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하지만 2010년 소셜커머스 등장이 G마켓에 대한 불안을 퇴색시켰다. 시장의 독과점 우려와 달리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소셜커머스(쿠팡·위메프·티몬)와 오픈마켓(G마켓 ·옥션·11번가)로 양분했고, G마켓이 후발주자에 점차 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은 온라인 쇼핑 수요의 급증을 일으켰고 국내 이커머스시장을 '쿠팡-네이버' 양강제체를 굳건히하는 계기를 만든다.

■2026년 7000억 투자…G마켓 "K-커머스 대표주자로 글로벌 무대서 싸운다"

(표=G마켓)


"코로나는 준비된 플랫폼에 기회가 됐고,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커머스의 미래는 'AI'다. AI로 G마켓이 다시 1위를 잡겠다."

지난 21일 진행된 G마켓 미디어데이에서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쿠팡·네이버의 양강 체제에 밀려 주춤했던 G마켓이 재건을 공식화한 것이다. 제임스 장 대표는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인 라자다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그룹 CCO와 싱가포르·인도네시아 CEO를 역임한 이커머스 전문가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지분 50대 50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장 대표의 그림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커머스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을 두 축으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K-커머스'로 만들겠단 것이다. 장 대표는 국내와 해외 시장을 이을 수 있는 플랫폼 구현 의지를 'G-Market=글로벌-로컬 마켓'이란 캐치프레이즈로 표현했다. 이를 위해 G마켓은 5년 안에 거래액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린다. G마켓은 셀러들이 가장 신뢰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적극적 사업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로컬 마켓' 전략 실현을 위해 지마켓은 초기 비용으로 연 7000억원을 투입한다. 셀러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연간 5000억원을 투여한다. 고객들이 '달라진 G마켓'을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고객 대상 프로모션에는 연 1000억원을 쓴다. 그리고 이커머스의 미래를 좌우할 AI 활용을 위해 연간 1000억원씩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거래액을 지금보다 100% 이상 늘려 대한민국 대표 오픈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이다.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셀러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독보적인 상생 플랫폼을 만들고 셀러들의 우수한 상품을 국내와 해외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단 것이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해 '나를 가장 잘 아는' 쇼핑몰로 거듭나는 것이 G마켓이 미래 성장과 고객 만족 극대화를 위해 가고자 하는 길이란 회사측 설명이다.

제임스 장 G마켓 대표는 "오늘의 발표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 때부터 구상됐다"며 "리소스에, 전문성, 자금, 이외에도 디테일한 플랜을 이미 확보했고 현재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력 회복과 기본적인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