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방송캡처)
내 나이 서른. 보통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연애 경험이 적진 않다. 다만 최근 5년간의 경험이 없다는 것. ‘혼자가 좋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 자신을 위로했지만 도저히 이 외로움을 참기 힘들어 남의 연애에 살짝 숟가락을 올려놓기로 한다. 연애불구의 연애훈수, 남자친구가 생길 때까지 계속된다. -편집자주
[뷰어스=박정선 기자]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 한승연은 연애호구 정예은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예은은 남자친구와 2년째 열애 중인데 이 남자 저 남자를 자유롭게 만나는 친구에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를 비난한다. 또 친구들에게 남자친구와 관계가 원만하고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청춘시대’ 속 한승연의 모습은 이 시대에 사는 우리네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물론 극중 그녀는 남자친구를 끝사랑이라 생각하고 모든 걸 맞춰준다. 한승연이 맡은 캐릭터와 현실이 맞닿은 지점은 행복한 척하는 여자들의 심리다. 남자친구와 싸워도 행복한 척, 같이 있으면 더 행복한 척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린다. 친구들에게는 없는 말까지 지어내기 일쑤고 내 돈으로 산 선물도 그가 사준 것처럼 꾸미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연인의 기분은 어떨까.
Ep. 상훈은 연지와 1년째 열애 중이다. 정말 귀엽고 깜찍한 연지에게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바로 SNS 중독 증세다. 행복한 척 허세글을 올리더니 이젠 있지도 않은 상훈과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SNS에 올리기도 한다. 흔히 ‘관종’(관심종자)이라고 불리는 그 사람이 바로 그의 여자친구 연지였다. 평소 SNS를 하지 않는 상훈은 그녀의 이런 행동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데...
■“분명 그녀와 싸웠는데 SNS에선 사랑하고 있어요”
분명 대판 싸움이 벌어졌는데 연지는 자신의 SNS에 남자친구와의 달달한 에피소드를 올리면서 행복한 여자 코스프레를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여자는 이 시대의 흔한 SNS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실제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의 애정결핍이 SNS에서의 연기로 직결된다.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지만 다수는 SNS를 그런 식으로 사용한다.
평소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공개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이해될리 만무하다. 더구나 자신이 선물한 적도 없는 목걸이를 SNS에 올려놓고 “내 남자의 센스”라던가 “오늘도 사랑해”라는 달달한 멘트를 곁들인다면 더욱 황당하다. 물론 사주지도 않고 남들에게 공짜 칭찬을 받고 있지만 전혀 달갑지 않을 거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여자친구를 이해시키는 것 밖에 방법은 없다.
그녀를 사랑함에 있어 SNS가 문제가 된다면 그냥 그녀의 SNS를 보지 않는 편이 속 편할 일이다. SNS를 끊는 것이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가능성도 있다. 중독은 그래서 무서운 거다. 그 중독성에 쉽게 현혹되고 빨리 가진 것과 달리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SNS 중독도 마찬가지다. 그게 연지에게 쉬울리 없는 요구지만 정말 좋아한다면 참고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다. 그 여자가 SNS보다 당신에게 더 중독되어 있길 바라면서.
■“같이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을 바꾸라고 강요합니다”
SNS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프로필 사진 한 장 바꾸는 게 뭐가 어려운 일이라고. 여자친구가 원하는 대로 사진 한 장 올려서 점수나 따면 더 좋은 일 아닌가. 오히려 이 대목에선 상훈의 심리가 궁금해진다. 솔직한 생각은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누군가에게 숨기고 싶은 게 아닌지 되묻고 싶다. 모두들 자신의 애인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사진 한 장 올리는 게 왜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 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로 여자친구와 줄다리기를 계속한다면 이 관계는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처음에야 여자친구도 “나랑 같이 있는 사진으로 프로필을 바꿔달라”고 좋은 말로 요구를 했을 거다. 하지만 당신이 끝까지 버티고 앉아있으니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이 남자가 진짜 날 좋아하는 게 맞는지 혹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건지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당신이 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사소한 일들이 모여 결국 ‘우리 시간을 좀 갖자’는 말로 이어지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게 바로 연애다. 그래서 연애가 힘들다. 작은 일도 크게 번져서 결국은 두 사람의 사이에 끝없는 의구심이 들게 만드는 것. 그래서 혼자가 편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다.
PS. 혼자가 편하긴 개뿔. 혼자는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