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연 기자]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쉬는 날에는 뭐니뭐니해도 밀린 드라마나 영화, 웹툰 등을 몰아보는 재미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빽빽한 교통체증 속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막막한 이들에게 딱 좋은 방법이다. 최근 방영된 작품 중 미처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취향별 맞춤으로 소개한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조용히 생각하며 힐링하고 싶다면 연휴만 되면 공항 이용객이 급증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여유가 해당되는 건 아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은 이들에게 JTBC ‘더 패키지’가 딱이다. 정용화와 이연희 주연의 ‘더 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프랑스 몽생미셸의 아름다움은 화면을 뚫고 나온다. 여행객들이 지닌 저마다의 사연은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감동적인데, 이들이 서로 교감해 나가는 과정은 실제로 내가 패키지여행을 떠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관계’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면 KBS2 ‘개인주의자 지영씨’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추천한다.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완벽한 개인주의자로 살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없이 못 사는 의존적인 남자를 만나 서로 기울어진 삶을 바로 잡는 드라마다. 민효린과 공명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2부작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 현실적인 공감 등을 이끌어내 여운이 깊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연애가 아닌 ‘결혼’에 관한 이야기다.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 살면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멜로가 아니다. 작품은 오래된 제도와 급변하는 현실의 괴리를 솔직하게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잔잔하게 흐르는 캐릭터의 대사와 내레이션 등을 듣노라면 한 편의 잘 짜인 책을 읽는 듯하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신선한 로맨스에 설레고 싶다면 지난해 드라마 업계는 장르물에 빠져있어 멜로 작품을 찾기 어려웠다. 그 중 빛을 발한 작품은 SBS ‘사랑의 온도’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다. ‘사랑의 온도’는 양세종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이현수(서현진)와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온정선(양세종)이 운명적으로 만나 현실적인 사랑을 피워 나가는 이야기다. 초반부에는 가슴 설레는 연하남의 어택이 가득하고, 중반부에는 서로의 삶과 심리가 교차되는 과정이 극명하게 그려진다. 후반부에는 살짝 힘을 잃긴 하지만, 신선한 멜로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힘쎈여자 도봉순’ 역시 설레는 로맨스를 담았지만 기존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드라마는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의 이야기를 다룬다. 판타지와 코믹, 로맨스, 의미 깊은 메시지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다. ‘여자는 힘이 약하다’와 고정관념을 부수면서도 밸런스를 잘 맞춰 정주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 ‘뽀블리’의 사랑스러움과 심쿵사를 유발하는 박형식의 매력은 덤이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명품 배우’ 남긴 흥미진진 스토리를 원한다면 KBS2 ‘마녀의 법정’의 성범죄, ‘김과장’의 오피스라이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감옥. 키워드만 놓고 봐도 심상치 않은 드라마들이 예상된다. ‘마녀의 법정’은 감정적으로 나서기보다 성공을 목표로 나서는 독종 검사 마이듬(정려원)과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정반대의 검사 여진욱(윤현민)이 범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수사극이다. 정려원을 연말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수사 과정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으면서도 현실로부터 나오는 분노와 긴장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게 되는 드라마다. 작품은 믿고 보는 남궁민을 재확인시키고, 이준호의 부상을 알렸다. 빈 틈 없이 펼쳐지는 반전의 반전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깔깔 웃을 수밖에 없는 코믹 요소로 인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가장 최근에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그야말로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연극배우들의 노다지였다. 드라마는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려냈다. 처음에는 범죄미화 등 우려가 많았지만, 신원호 PD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인, 즐겁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전개로 밀도 높은 작품을 완성해냈다. 여기에 하나하나 살아 있는 캐릭터까지, 최근 작품 중 몇 안 되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드라마 몰아보기' 연휴를 즐기는 딱 좋은 방법

이소연 기자 승인 2018.02.13 10:11 | 최종 수정 2136.03.28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연 기자]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쉬는 날에는 뭐니뭐니해도 밀린 드라마나 영화, 웹툰 등을 몰아보는 재미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빽빽한 교통체증 속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막막한 이들에게 딱 좋은 방법이다. 최근 방영된 작품 중 미처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취향별 맞춤으로 소개한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조용히 생각하며 힐링하고 싶다면

연휴만 되면 공항 이용객이 급증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여유가 해당되는 건 아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은 이들에게 JTBC ‘더 패키지’가 딱이다. 정용화와 이연희 주연의 ‘더 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프랑스 몽생미셸의 아름다움은 화면을 뚫고 나온다. 여행객들이 지닌 저마다의 사연은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감동적인데, 이들이 서로 교감해 나가는 과정은 실제로 내가 패키지여행을 떠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관계’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면 KBS2 ‘개인주의자 지영씨’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추천한다.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완벽한 개인주의자로 살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없이 못 사는 의존적인 남자를 만나 서로 기울어진 삶을 바로 잡는 드라마다. 민효린과 공명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2부작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 현실적인 공감 등을 이끌어내 여운이 깊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연애가 아닌 ‘결혼’에 관한 이야기다.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 살면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멜로가 아니다. 작품은 오래된 제도와 급변하는 현실의 괴리를 솔직하게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잔잔하게 흐르는 캐릭터의 대사와 내레이션 등을 듣노라면 한 편의 잘 짜인 책을 읽는 듯하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신선한 로맨스에 설레고 싶다면

지난해 드라마 업계는 장르물에 빠져있어 멜로 작품을 찾기 어려웠다. 그 중 빛을 발한 작품은 SBS ‘사랑의 온도’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다. ‘사랑의 온도’는 양세종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이현수(서현진)와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온정선(양세종)이 운명적으로 만나 현실적인 사랑을 피워 나가는 이야기다. 초반부에는 가슴 설레는 연하남의 어택이 가득하고, 중반부에는 서로의 삶과 심리가 교차되는 과정이 극명하게 그려진다. 후반부에는 살짝 힘을 잃긴 하지만, 신선한 멜로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힘쎈여자 도봉순’ 역시 설레는 로맨스를 담았지만 기존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드라마는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의 이야기를 다룬다. 판타지와 코믹, 로맨스, 의미 깊은 메시지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다. ‘여자는 힘이 약하다’와 고정관념을 부수면서도 밸런스를 잘 맞춰 정주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 ‘뽀블리’의 사랑스러움과 심쿵사를 유발하는 박형식의 매력은 덤이다.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드라마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 ‘명품 배우’ 남긴 흥미진진 스토리를 원한다면

KBS2 ‘마녀의 법정’의 성범죄, ‘김과장’의 오피스라이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감옥. 키워드만 놓고 봐도 심상치 않은 드라마들이 예상된다. ‘마녀의 법정’은 감정적으로 나서기보다 성공을 목표로 나서는 독종 검사 마이듬(정려원)과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정반대의 검사 여진욱(윤현민)이 범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수사극이다. 정려원을 연말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수사 과정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으면서도 현실로부터 나오는 분노와 긴장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게 되는 드라마다. 작품은 믿고 보는 남궁민을 재확인시키고, 이준호의 부상을 알렸다. 빈 틈 없이 펼쳐지는 반전의 반전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깔깔 웃을 수밖에 없는 코믹 요소로 인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가장 최근에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그야말로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연극배우들의 노다지였다. 드라마는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려냈다. 처음에는 범죄미화 등 우려가 많았지만, 신원호 PD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인, 즐겁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전개로 밀도 높은 작품을 완성해냈다. 여기에 하나하나 살아 있는 캐릭터까지, 최근 작품 중 몇 안 되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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