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서영 기자] 서점에 가서 신간 코너에 있는 신간 중 눈길을 끄는 신간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의 바다에서 아무거나 집어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에요. '그냥 집어 본' 신간 다섯권을 소개합니다. (사진=책표지) ■ 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 북폴리오) 할리퀸 열풍을 이끈 로맨스 소설 작가 주드 데브루는 ‘파이와 공작새’를 통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2010년대로 불러왔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는 ‘어째서 위캄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까?’ ‘열다섯 살짜리 리디아와 야반도주한 위캄은 어째서 아무런 죗값을 치르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엘리자베스는 어떻게 다아시의 진심을 눈치 채지 못했을까?’ 등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각각 다아시, 엘리자베스, 빙리, 제인 등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1세기형 ‘오만과 편견’. 원작의 팬이라면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휴대성 ★★★☆☆ 두께감 있다 가독성 ★★★☆☆ 술술 읽히는 진행 한줄평 ★★★★☆ 다아시는 19세기에도 21세에도 (사진=책표지) ■ 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 영림카디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작가의 소설이자 ‘머리가 즐거운 소설’로 알려진다. ‘언어의 7번째 기능’ 저자 로랑 비네는 데뷔작 ‘HHhH’로 공쿠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언어의 7번째 기능’은 실존인물의 죽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시작한다. 1980년, 프랑스의 저명한 기호학자이자 문예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난다. 이것은 역사에 기록된 사실로 만약 롤랑 바르트의 사고는 우연이 아니었다면? 로랑 비네 작품 안에서 그는 살해당했다. 말 못 할 비밀문서, 바로 ‘언어의 7번째 기능’을 담은 문서가 사건의 핵심이다. 내놓는 작품마다 호평이 쏟아지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시점이 다른 99개의 짤막한 장들이 그물처럼 엮인 구성 방식, 곳곳에 스리슬쩍 내비치는 복선들은 독자들에게 퍼즐을 맞춰 나가는 듯한 재미를 준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술 기법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나 움베르토 에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적절하게 사용한 위트 역시 이 소설의 백미다.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작품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머리를 즐겁게 하는 독서’로 어필한다. 휴대성 ★★☆☆☆ 무겁고 두껍다 가독성 ★★★★☆ 행간의 여유 한줄평 ★★★★☆ 제목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재미 (사진=책표지) ■ 사람의 힘 (윤석금 | 리더스북) 웅진 윤석금 회장이 펴낸 두 번째 책. 첫 책에서 ‘긍정’의 가치를 설파했다면 두 번째 책에서는 ‘사람의 힘’을 강조한다. 스물일곱 살에 우연히 들어간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자신도 모르던 영업의 재능을 발견한 그는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1980년 웅진씽크빅을 설립한다. 직원 7명을 둔 작은 출판사로 시작해 국내 대표 문화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을 경영하고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기업들이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운명을 달리 한다. 그렇기에 20~30년 동안 창업정신을 지키며 지속성장을 해온 기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저자는 세일즈 정신이 웅진 성공의 근간이 됐다면서 “‘세일즈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람의 힘’이 위기의 순간 더 빛을 발하는 이유는?”, “‘업의 본질’을 탐구하고 ‘핵심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등 물음에 대해 가장 진지하면서도 현장감 넘치는 답을 제시한다. 휴대성 ★★☆☆☆ 무겁고 크다 가독성 ★★★☆☆ 큰 글씨, 친절한 구성 한줄평 ★★★★☆ 괜히 성공하는 게 아니다 (사진=책표지) ■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 | 글항아리) 이 책의 부제는 ‘거의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다. 여행서지만 세세하고 낱낱이 한 나라를 파고든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샘날 정도로 부유하고 평화로우며 화목하고 진보적인 나라, 북유럽 5개국. 영국인이지만 북유럽 지역에 10년 넘게 살아온 저널리스트 마이클 부스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현된 그곳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그곳을 답사하고, 인터뷰하면서 북유럽 장기 체험담을 써내려갔다. 언론이 북유럽을 장밋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점점 더 실망한 저자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에서 제2의 고향인 덴마크를 비롯해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5개국을 돌아본다. 이 별난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고, 무엇보다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그들의 삶과 문화를 파헤치며 북유럽 현실의 빛과 어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휴대성 ★★★☆☆ 무겁다 가독성 ★★★★☆ 나라별 분류 한줄평 ★★★★☆ 문화와 역사의 향연 (사진=책표지) ■ 종례시간 (김권섭 | 다산초당) “이 책은 제가 조종례를 지시 사항 전달로 채우던 시절에 만났던 학생들에게 바치는 반성문이자 길고 지루한 종례를 견뎌준 학생들에게 전하는 감사장입니다. 또한 이 책은 종례다운 종례를 꿈꾸는 동료들에게 드리는 현직 교사의 고백록입니다” 책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의 말처럼 교사들이 종례시간,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면 세상은 더 살만해졌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조례와 종례의 본질은 ‘례(禮)’로, 예(禮)는 상대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절차라면서 조곤조곤 세상을 살아가는 법, 세상 속의 자세 등을 일러준다. 교사로서 학교 안팎의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독서가로서 매년 100권의 책을 읽어온 저자는 인격 공부에 혼신을 쏟는다. 휴대성 ★★★★☆ 적당한 무게와 두께 가독성 ★★★★☆ 한 챕터씩 읽기 좋다 한줄평 ★★★★☆ 알고 있었으나 또 알아야 할 것

[그냥 집었어] 고전과 진실을 비틀면 보이는 세상

문서영 기자 승인 2018.03.05 14:52 | 최종 수정 2136.05.07 00:0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서영 기자] 서점에 가서 신간 코너에 있는 신간 중 눈길을 끄는 신간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의 바다에서 아무거나 집어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에요. '그냥 집어 본' 신간 다섯권을 소개합니다.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 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 북폴리오)

할리퀸 열풍을 이끈 로맨스 소설 작가 주드 데브루는 ‘파이와 공작새’를 통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2010년대로 불러왔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는 ‘어째서 위캄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까?’ ‘열다섯 살짜리 리디아와 야반도주한 위캄은 어째서 아무런 죗값을 치르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엘리자베스는 어떻게 다아시의 진심을 눈치 채지 못했을까?’ 등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각각 다아시, 엘리자베스, 빙리, 제인 등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1세기형 ‘오만과 편견’. 원작의 팬이라면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휴대성 ★★★☆☆ 두께감 있다
가독성 ★★★☆☆ 술술 읽히는 진행
한줄평 ★★★★☆ 다아시는 19세기에도 21세에도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 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 영림카디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작가의 소설이자 ‘머리가 즐거운 소설’로 알려진다. ‘언어의 7번째 기능’ 저자 로랑 비네는 데뷔작 ‘HHhH’로 공쿠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언어의 7번째 기능’은 실존인물의 죽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시작한다. 1980년, 프랑스의 저명한 기호학자이자 문예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난다. 이것은 역사에 기록된 사실로 만약 롤랑 바르트의 사고는 우연이 아니었다면? 로랑 비네 작품 안에서 그는 살해당했다. 말 못 할 비밀문서, 바로 ‘언어의 7번째 기능’을 담은 문서가 사건의 핵심이다. 내놓는 작품마다 호평이 쏟아지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시점이 다른 99개의 짤막한 장들이 그물처럼 엮인 구성 방식, 곳곳에 스리슬쩍 내비치는 복선들은 독자들에게 퍼즐을 맞춰 나가는 듯한 재미를 준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술 기법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나 움베르토 에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적절하게 사용한 위트 역시 이 소설의 백미다.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작품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머리를 즐겁게 하는 독서’로 어필한다.

휴대성 ★★☆☆☆ 무겁고 두껍다
가독성 ★★★★☆ 행간의 여유
한줄평 ★★★★☆ 제목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재미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 사람의 힘 (윤석금 | 리더스북)

웅진 윤석금 회장이 펴낸 두 번째 책. 첫 책에서 ‘긍정’의 가치를 설파했다면 두 번째 책에서는 ‘사람의 힘’을 강조한다. 스물일곱 살에 우연히 들어간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자신도 모르던 영업의 재능을 발견한 그는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1980년 웅진씽크빅을 설립한다. 직원 7명을 둔 작은 출판사로 시작해 국내 대표 문화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을 경영하고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기업들이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운명을 달리 한다. 그렇기에 20~30년 동안 창업정신을 지키며 지속성장을 해온 기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저자는 세일즈 정신이 웅진 성공의 근간이 됐다면서 “‘세일즈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람의 힘’이 위기의 순간 더 빛을 발하는 이유는?”, “‘업의 본질’을 탐구하고 ‘핵심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등 물음에 대해 가장 진지하면서도 현장감 넘치는 답을 제시한다.

휴대성 ★★☆☆☆ 무겁고 크다
가독성 ★★★☆☆ 큰 글씨, 친절한 구성
한줄평 ★★★★☆ 괜히 성공하는 게 아니다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 | 글항아리)

이 책의 부제는 ‘거의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다. 여행서지만 세세하고 낱낱이 한 나라를 파고든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샘날 정도로 부유하고 평화로우며 화목하고 진보적인 나라, 북유럽 5개국. 영국인이지만 북유럽 지역에 10년 넘게 살아온 저널리스트 마이클 부스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현된 그곳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그곳을 답사하고, 인터뷰하면서 북유럽 장기 체험담을 써내려갔다. 언론이 북유럽을 장밋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점점 더 실망한 저자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에서 제2의 고향인 덴마크를 비롯해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5개국을 돌아본다. 이 별난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고, 무엇보다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그들의 삶과 문화를 파헤치며 북유럽 현실의 빛과 어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휴대성 ★★★☆☆ 무겁다
가독성 ★★★★☆ 나라별 분류
한줄평 ★★★★☆ 문화와 역사의 향연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 종례시간 (김권섭 | 다산초당)

“이 책은 제가 조종례를 지시 사항 전달로 채우던 시절에 만났던 학생들에게 바치는 반성문이자 길고 지루한 종례를 견뎌준 학생들에게 전하는 감사장입니다. 또한 이 책은 종례다운 종례를 꿈꾸는 동료들에게 드리는 현직 교사의 고백록입니다” 책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의 말처럼 교사들이 종례시간,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면 세상은 더 살만해졌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조례와 종례의 본질은 ‘례(禮)’로, 예(禮)는 상대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절차라면서 조곤조곤 세상을 살아가는 법, 세상 속의 자세 등을 일러준다. 교사로서 학교 안팎의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독서가로서 매년 100권의 책을 읽어온 저자는 인격 공부에 혼신을 쏟는다.

휴대성 ★★★★☆ 적당한 무게와 두께
가독성 ★★★★☆ 한 챕터씩 읽기 좋다
한줄평 ★★★★☆ 알고 있었으나 또 알아야 할 것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