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CI(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통렬한 사과와 반성을 한 영진위가 분위기 쇄신을 이룰 수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중국 서울은행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대국민 사과 및 혁신 다짐 기자회견에 오석근 위원장, 조종국 사무국장, 김현수 본부장이 참석했다.
영진위는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했음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에 나섰다. 영진위가 지금까지 사업수행과정에서 특정 단체, 영화인과 작품, 영화사, 상영관에 대한 지원배제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 사업이 변경된 사실 등 모두 56건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은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도 너무 많이 늦었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에서 주도한 '문화권력 균형화전략'에 따라 각종 지원사업 지원작(자)을 결정하는 편법 심사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촛불시위 참여단체, '천안함 프로젝트' '다이빙벨' 등을 상영한 전용관은 지원대상 배제됐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원금을 절반으로 삭감당했다.
오 위원장은 "당시 청와대 관계 당국은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영진위에 하달하고 각종 지원 신청작(자)에서 이 지침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하고 보고했다"며 "심지어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영진위 내부 직원을 별도 관리하여 불이익을 준 사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문체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와 연계한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아울러 피해 사례로 언급되지 않은 미규명 사건에 대해서도 신고, 제보를 받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를 입은 영화인에겐 사과와 피해 복원 등 가능한 후속 조치와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본부장은 "블랙리스트 피해사례 소스는 지금까지 밝혀진 판결문, 조사위를 통해서 밝힌 것에서 발제를 한 것이다. 확실한 부분만 공개를 했다. 과거에 이뤄졌던 일들이 대부분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고 구두로 전달되고 진행됐다. 그래서 증거를 조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확인하는 과정에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