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제주 4.3 잊지 말아달라" 호소한 까닭은
현기영 직접 겪은 제주 4.3 참상 어땠기에
현기영 말 한마디에 홍진경 딘딘 충격의 도가니
(사진=JTBC)
[뷰어스=나하나 기자] 현기영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현기영 작가는 "제주 4.3을 잊지 말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기영 작가는 11일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 소설 '순이삼촌'으로 제주 4.3을 세상에 처음 알린 과정과 4.3에 대해 설명했다.
현기영 작가는 이날 '4.3이 머우꽈'라는 주제로 출연진과 문답을 나눴다. 현기영 작가는 "'제주4.3'은 내가 7,8살 때 직접 겪은 이야기다"고 말문을 열었고 "눈앞에서 가족을 잃고 심한 트라우마가 생겼던 아주 참혹한 사건이다"라고 회상했다.
현기영 작가는 "먼 곳의 화광이 어머니와 누이 얼굴에 불그레하게 비쳤다"면서 어린 기억 속에 각인된 4.3 사건 전말을 알렸다.
현기영 작가를 통해 무자비한 학살의 실상을 듣게 된 홍진경은 "아이, 노인 구분할 거 없이 눈에 띄는 사람은 다 죽인다는 말인가?"라며 경악했고 현기영 작가는 4.3 사건이 지금껏 조명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현기영 작가는 "다른 역사적 사건에 비해 '제주4.3'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신 정권 때부터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금기의 영역으로 묶어놨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현기영 작가 말을 듣던 딘딘도 "제주도에 갈 때마다 맛집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제주4.3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동의했다.
현기영 작가는 제주 4.3을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비교했다. 그 수용소 입구 기념비에 써진 문구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우슈비츠를 잊는 것이다'를 언급하면서 "나는 여기에 제주4·3을 대입해서 읽고 싶다"라며 대중이 제주4.3을 잊지 말아달라 호소했다.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 삼촌'은 1949년 1월 16일 제주도 북촌리에서 군인들이 주민들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학살한 '북촌리 사건'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4월 3일, 토벌대는 북촌 초등학교로 마을 주민 모두를 소집시킨다. 군경 직계 가족과 주민들을 장대로 분리한 후 학교 옆 밭에서 무고한 양민들을 무차별하게 총살한다.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된 '북촌 사건'은 이틀 동안 400여 명의 주민이 학살되어 4.3 당시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 사건으로 기록된다.
북촌 학살터에는 희생자들을 추념하기 위해 북촌 너븐숭이 기념관이 설립됐다.
현기영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 영문과 졸업하고 1975년 단편 ‘아버지’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순이삼촌’, ‘아스팔트’,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 ‘난민 일기’, ‘귀환선’ ‘바람타는 섬’ 등이 있다. 1986년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 1990년 만해문학상, 1994년 오영수문학상, 1999년에는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현기영 작가는 지난 6일,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에서 개최한 대담 ‘4·3을 말한다’에서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사건”이었다며 “4·3을 진실에 가깝게 보여주려는 노력으로 ‘순이삼촌’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기영 작가는“1948년 4.3의 기억 때문에 30여 년간 눈물을 제대로 흘리지 못했다”며 “4.3은 북도 남도 아닌 민족을 생각하고 통일된 정부를 원하고 친일파 청산을 원했던 이들의 저항이었고, 4·3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에 평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기영 작가는 “4.3 가해자들에 대한 진상보고서와 피해자는 없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역사상의) 재판은 필요하다”며 “(대통령 등이 나서 사과했지만)당시 책임이 있는 군인과 경찰 등도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는 절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