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투 정찬우가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휴식기에 들어갔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
[뷰어스=강소영 기자] 정찬우가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놨다. 정찬우는 공황장애와 조울 증세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상태다. 정찬우의 공황장애 고백은 대중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늘 그랬듯 당연히 밝을 것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모른다.
앞서 정찬우 외에도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이들 중 다수가 이미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후여서 그 여파는 상당했다. 공황장애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연예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 또 대중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스타들의 힘겨운 고백
공황장애란,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심한 불안 발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다양한 신체 증상들이 함께 발현되는 일종의 불안장애다. 이 불안증상을 고백하는 연예인들은 점차 늘어만 간다.
정찬우는 지난 15일 자신이 진행하는 SBS ‘두시탈출 컬튜쇼’ 에서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에서 즐거움을 줄 수 없는 상태기 때문에 오늘부터 방송을 쉬려고 한다”며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정찬우 이전 대표적으로 이경규, 정형돈, 김구라 등이 자신의 공황상태 증상을 솔직하게 밝힌 바 있다.
이경규는 2014년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왜 공황장애가 생겼냐고 주변에서 묻는데 의사는 병의 원인은 없다”라며 “내가 생각한 결과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배려를 하자는 생각으로 이중적인 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인 갈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정형돈도 2015년 공황장애로 MBC ‘무한도전’으로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때 갑작스레 하차했다.일찌감치 공황장애 징후가 보였던 터다. 정형돈은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실력 없이 이상하게 잘되다 보니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웠다” 등 발언으로 자신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김구라 역시 공황장애를 앓았다 고백한 인물. 그는 2014년 가슴 답답함과 이명증상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이후 그의 고백은 독설로 연예계에서 유명한 캐릭터와 자아의 괴리감이 컸음을 짐작케 했다.
김구라, 이경규, 정형돈은 방송에서 직접 공황장애를 고백하는 용기를 보였다. (사진=JTBC '썰전', 김예림 SNS, FNC엔터테인먼트)
■ 드러내도 괜찮아
연예인 공황장애가 심해지는 이유로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연예계 시스템, 또 하나는 정신적 치료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다. 전문가들은 연예계 시스템이 바뀌어여 하며 대중의 인식이 변화할 때 공황장애는 더이상 숨겨야 할 질병이 아니게 된다고 강조한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의 본질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연예기획사부터 시작해서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게 건강성 담보가 되지 않는다”며 “연예인은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대중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치료조차 받기 힘든 상황”임을 밝혔다. 이어 “당당하게 치료를 받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치료를 받는 사실을 격려하고 밝힌 용기를 칭찬해야 한다”며 “연예인들이 공개를 할수록 대중들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 전문가는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스트레스를 일부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고 언급한다.
강남의 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중인 전문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주변에 알림으로서) 가까운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그 사람이 위험을 덜 느끼게 할 수 있다”며 “상황이 무기력해지는 슬럼프와는 다르게 불안을 기반으로 한 공황장애는 스트레스를 다루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정상의 연예인들이 고백을 하는 데에는) 최선을 다해온 본인이 그만큼 해도 안될 것 같은 위압감을 느꼈을 때 통제하기 힘든 불안 상태로 빠지기 때문”이라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심리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일반인도 예외일 순 없다
정찬우의 고백과 결단이 시사하는 바는 또 있다. 공황장애는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7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의 수는 2010년 5만945명에서 2015년 10만6140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연예인의 공황장애 고백은 '사회'라는 빙산의 일각일 터다.
다행히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고백이 늘면서 우리 사회의 일부분도 변화하는 모양새다. 정신병이 아닌 질병의 일종이란 인식과 더불어 정신과적 증상을 외부로 드러내면 안 된다는 풍조도 사라져야 할 편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 곁의 누군가가 공황장애를 고백한다면 우리는 "힘들었구나" "고생했어"라는 한 마디를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