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문다영 기자] "10살까지는 무조건 9시 전에 재워라"
이 말이 황당하다고 여겨지는 부모들이 많을 터다. 그러나 9시 이전에 아이가 잠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을지병원 소아과 안영민 교수팀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한국의 영유아 1036명을 포함한 전 세계 17개국 3만 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유아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서구의 또래 아이들보다는 하루 1시간 이상 짧았고, 같은 아시아지역 아이들보다도 훨씬 짧았다.
밤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어떨까. 한국은 서구 영유아들보다 1시간 40분 이상 늦었다. 한국 영유아의 수면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은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TV시청, 부모와 함께 자는 수면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책표지)
한국의 사정과 달리 미국수면의학회와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아이의 수면시간을 3~5세는 10~13시간, 6~12세는 9~12시간, 13~18세는 8~10시간으로 권장하고 있다. 만 6세나 7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려면 저녁 8시 30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 아이의 엄마로 '9시 취침의 기적'을 쓴 저자도 이같은 맥락에서 9시 취침을 주장한다. 그는 아이의 취침시간을 늘려 모든 육아 고민을 해결했다고. 아이가 태어나 부모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르고 행동할 수 있는 나이인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즉 10살까지 무조건 저녁 9시 전에 재우기를 실천한 것이다. 그 결과는?
"시간이 걸렸지만, 수면이 안정되어갈수록 아이들은 낮에도 안정적으로 지냈습니다. 밤에 잘 자는 아이가 낮에도 잘 놀 수 있다는 말이 꼭 맞았습니다. 낮에 잘 놀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니 초등학생답게 행동합니다. 아이답게 밝고 구김살 없이 자랐습니다. 중학생이 되니 중학생답게 성숙해져갔고,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정서가 안정되면서 학업 성적도 좋아졌습니다"
특히 저자의 아이들은 취침이 정해진 후부터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9시 취침, 독한 마음으로 지킨 이 규율이 아이들의 건강, 생활습관, 공부 습관 등을 개선시켰다. 엄마 역시 제2의 꿈을 실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이렇다 할 육아서들은 많지만 취침 하나로 승부를 걸어보는 도서는 흔치 않다. 단지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지 않고 싶어 9시 취침을 정했고, 이를 지키려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기적이 찾아왔다는 가족. 그 이야기가 '9시 취침의 기적'에 담겨 있다. 김연수 지음 | 끌리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