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뷰어스=손예지 기자] 제작진의 뚝심과 배우들의 열정이 ‘시청률 역주행’을 이끌었다.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꼴찌로 출발했던 MBC ‘검법남녀’(연출 노도철, 극본 민지은 원영실)가 4주 만에 월화극 왕좌에 올랐다.
5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송한 ‘검법남녀’ 13, 14회는 전국 시청률 7.0%, 7.7%를 각각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자체 최고 성적인 동시에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다. 같은 날 방송한 SBS ‘기름진 멜로’는 17, 18회 시청률 6.0, 6.5%를, KBS2의 신작 ‘너도 인간이니?’ 1, 2회는 시청률 5.2%, 5.9%를 차례로 나타냈다.
이날 방송한 ‘검법남녀’ 13~14회에서는 정유미의 예고대로 극 중 인물들의 관계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전 회차에서 그려진 메르스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 동시에, 후반부에는 백범(정재영)과 강현(박은석)의 과거 악연이 드러나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사진=MBC)
비교적 잔인한 사건·사고의 비중이 큰 장르물 특성상 대중적인 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검법남녀’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다룬 적 없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를 주 무대로 삼아 더욱 우려를 샀다. 지상파 채널 오후 10시대 미니시리즈로 편성되기에는 향유 층이 한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검법남녀’는 법의관이 피해자의 몸에 남은 흔적을 좇아 사건을 추리한다는 독특한 설정 아래, 에피소드마다 별개의 사건을 다루면서 법의관 백범과 검사 강현을 비롯해 초임 검사 은솔(정유미) 형사 차수호(이이경) 약독물과 연구원 스텔라 황(스테파니 리) 등의 사연을 적절히 버무려 균형을 잡는다. “정통 장르물에 나만의 소프트한 코미디를 가미해 대중적 장르물을 만들고 싶었다”던 노도철 PD의 철학이 담긴 결과다. 여기에 말이 필요 없는 베테랑 정재영과 전작들에 비교했을 때 한층 발전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정유미, 박은석·이이경·스테파니 리 등의 활약이 더해져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검법남녀’의 경쟁작들은 각 방송사의 기대작으로 꼽혔었다. SBS의 ‘기름진 멜로’는 스타작가 서숙향의 새로운 주방 멜로로, KBS의 ‘너도 인간이니?’는 제작비 100억 투자의 사전제작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었다. 반면 편성이 급하게 된 탓에 고작 3개월 만에 세트를 설치하고 촬영에 돌입한 ‘검법남녀’가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는 데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경쟁작의 종영이 우리 드라마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캐릭터들의 관계가 얽히며 만들어지는 재미가 있으므로 더 많은 시청자가 봐주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은솔 역의 정유미는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시의 ‘검법남녀’ 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정유미의 기대가 현실이 됐다. 과연 ‘검법남녀’가 이 기세를 몰아 최종회까지 시청률 1위의 왕관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