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배역이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배우 성동일하면 대표작을 꼽기가 쉽지 않다. 연기가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를 펼치다보니 하나의 작품만 꼽기엔 아쉽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작품을 소화하는 배우기도 하다. 박리다매라는 표현도 성동일은 흔쾌히 인정했다.  “난 배우가 아니라 기술자라고 해요. 쉽게 말하자면 난 목수에요. 의자를 만드는데 나한테 망치 하나밖에 없다면 그건 접어요. 주인공이 됐던 조연이던 안 해요. 근데 의자를 만드는데 내가 가진 공구가 많으면 단역이라도 해요. 기준은 딱 그거에요. 그 외에는 없어요. 자신이 있어야 해요”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성동일에게 분량이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성동일이 유난히 동료, 후배들의 작품에 우정출연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올해 개봉한 영화 ‘레슬러’는 이성경과의 인연으로 출연을 했고 ‘탐정’ 시리즈를 함께 한 권상우의 새 영화에도 우정출연을 원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답했다. 돈은 다른 작품을 해서 받으면 된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연기 기술자라는 성동일의 신념은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많은 분들이 너무 다작을 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데 그래야 연기가 늘어요. 책만 본다고 늘지 않아요. 내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는 내 주변에 모델이 있어요. ‘미스 함무라비’도 현직 판사 3명과 술을 먹으면서 만들었어요. 어떤 배우는 배역에 몰입했다고 하는데 난 솔직하게 못 해요. 캐릭터가 성동일화 된 거에요. 다양한 역할과 사람을 만나니 아무리 의자를 모르던 사람도 하다 보면 장롱도 만들게 돼요. 그래서 작품 뜸한 후배들에게 왜 연기 안하냐고 해요. 학생이 국영수 여러 가지를 해야 명문대가는 거라고. 작품을 기다린다고 하면 가서 하라고, 쉬지 말라고 해요. 연기는 많이 해야지 배워요. 먹기 싫은 음식도 남이 권하면 한번 먹어봐야 해요. 끝까지 안 먹는 애들이 있는데 그럼 나중에 걔한테 밥을 안 사주죠. 하기 싫은 것도 해보면 하나 걸리게 돼요”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 “‘탐정:더 비기닝’, 집안에서도 버린 서자였는데…” 성동일의 연기 기술자론에 부합된 영화가 바로 ‘탐정: 리턴즈’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시리즈물로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3년 만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성동일, 권상우 콤비에 이광수가 가세됐다. 성동일은 ‘탐정: 리턴즈’를 자신이 놓고 온 공구를 이광수가 다 가지고 온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번엔 아시아 프린스가 왔잖아요(웃음) ‘톰과 제리’로 치면 내가 1편에선 톰이었는데 불독으로 바뀌고 권상우가 톰, 이광수가 제리 역할을 해준다. 세 조합이 딱 되니까 부담도 없었어요. 이번엔 불독 같은 입장에서 소리도 덜 지르고 애드립도 덜 했어요. 투닥거리는 콤비도 권상우와 이광수가 해줘서 편하고 좋았어요” ‘탐정: 더 비기닝’이 당시 동원한 관객은 262만명.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대박이 난 영화는 아니었지만 시리즈물이 만들어질 정도로 제작진과 배우들의 남다른 호흡과 애정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특히 성동일은 적은 상영관에 첫날 5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가 두 번째 시리즈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가워했다.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시즌1때는 상황이 많이 안 좋았죠. 상영관 수가 300여개 정도여서 우리 영화는 집안에서도 버린 서자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근데 하루 이틀 숨 쉬더니 260만까지 갔어요. 죽다 살아난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자신 있었어요. 배우들도 그대로, 스태프도 다 같이 갔어요. 이미 호흡을 맞춰봤으니 멍석만 깔아주면 괜찮겠다 싶었죠. 이번에 진짜 마음껏 놀았어요” 고생해서 찍은 액션신이 통으로 편집됐지만 성동일은 개의치 않았다. 돈을 들여서 찍은 제작사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동일은 영화 촬영이 한참 전에 끝났지만 며칠 전에도 스태프들과 자신의 집에서 술파티를 했다고 털어놨다. 성동일은 자신의 캐릭터보다 영화 전체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내 나이에 ‘탐정: 리턴즈’에서 중요한 건 튀는 게 아니라 중간을 잡아주는 것이에요. 기둥으로요. 탐정과 형사의 공조수사였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탐정이 2명이에요. 그래서 제작진이 엄청 고민을 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탐정이 이르긴 하죠. 그렇지만 그 환경에서 오합지졸들이 발품을 팔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에요. 과하지 않도록 신경 많이 썼어요”

[남우정의 마주보기] “난 연기 기술자”…성동일의 이유 있는 다작

남우정 기자 승인 2018.06.05 10:22 | 최종 수정 2136.11.07 00:00 의견 0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배역이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배우 성동일하면 대표작을 꼽기가 쉽지 않다. 연기가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를 펼치다보니 하나의 작품만 꼽기엔 아쉽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작품을 소화하는 배우기도 하다. 박리다매라는 표현도 성동일은 흔쾌히 인정했다. 

“난 배우가 아니라 기술자라고 해요. 쉽게 말하자면 난 목수에요. 의자를 만드는데 나한테 망치 하나밖에 없다면 그건 접어요. 주인공이 됐던 조연이던 안 해요. 근데 의자를 만드는데 내가 가진 공구가 많으면 단역이라도 해요. 기준은 딱 그거에요. 그 외에는 없어요. 자신이 있어야 해요”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성동일에게 분량이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성동일이 유난히 동료, 후배들의 작품에 우정출연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올해 개봉한 영화 ‘레슬러’는 이성경과의 인연으로 출연을 했고 ‘탐정’ 시리즈를 함께 한 권상우의 새 영화에도 우정출연을 원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답했다. 돈은 다른 작품을 해서 받으면 된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연기 기술자라는 성동일의 신념은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많은 분들이 너무 다작을 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데 그래야 연기가 늘어요. 책만 본다고 늘지 않아요. 내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는 내 주변에 모델이 있어요. ‘미스 함무라비’도 현직 판사 3명과 술을 먹으면서 만들었어요. 어떤 배우는 배역에 몰입했다고 하는데 난 솔직하게 못 해요. 캐릭터가 성동일화 된 거에요. 다양한 역할과 사람을 만나니 아무리 의자를 모르던 사람도 하다 보면 장롱도 만들게 돼요. 그래서 작품 뜸한 후배들에게 왜 연기 안하냐고 해요. 학생이 국영수 여러 가지를 해야 명문대가는 거라고. 작품을 기다린다고 하면 가서 하라고, 쉬지 말라고 해요. 연기는 많이 해야지 배워요. 먹기 싫은 음식도 남이 권하면 한번 먹어봐야 해요. 끝까지 안 먹는 애들이 있는데 그럼 나중에 걔한테 밥을 안 사주죠. 하기 싫은 것도 해보면 하나 걸리게 돼요”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 “‘탐정:더 비기닝’, 집안에서도 버린 서자였는데…”

성동일의 연기 기술자론에 부합된 영화가 바로 ‘탐정: 리턴즈’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시리즈물로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3년 만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성동일, 권상우 콤비에 이광수가 가세됐다. 성동일은 ‘탐정: 리턴즈’를 자신이 놓고 온 공구를 이광수가 다 가지고 온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번엔 아시아 프린스가 왔잖아요(웃음) ‘톰과 제리’로 치면 내가 1편에선 톰이었는데 불독으로 바뀌고 권상우가 톰, 이광수가 제리 역할을 해준다. 세 조합이 딱 되니까 부담도 없었어요. 이번엔 불독 같은 입장에서 소리도 덜 지르고 애드립도 덜 했어요. 투닥거리는 콤비도 권상우와 이광수가 해줘서 편하고 좋았어요”

‘탐정: 더 비기닝’이 당시 동원한 관객은 262만명.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대박이 난 영화는 아니었지만 시리즈물이 만들어질 정도로 제작진과 배우들의 남다른 호흡과 애정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특히 성동일은 적은 상영관에 첫날 5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가 두 번째 시리즈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가워했다.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탐정:리턴즈' 성동일(사진=연합뉴스 제공)

“시즌1때는 상황이 많이 안 좋았죠. 상영관 수가 300여개 정도여서 우리 영화는 집안에서도 버린 서자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근데 하루 이틀 숨 쉬더니 260만까지 갔어요. 죽다 살아난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자신 있었어요. 배우들도 그대로, 스태프도 다 같이 갔어요. 이미 호흡을 맞춰봤으니 멍석만 깔아주면 괜찮겠다 싶었죠. 이번에 진짜 마음껏 놀았어요”

고생해서 찍은 액션신이 통으로 편집됐지만 성동일은 개의치 않았다. 돈을 들여서 찍은 제작사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동일은 영화 촬영이 한참 전에 끝났지만 며칠 전에도 스태프들과 자신의 집에서 술파티를 했다고 털어놨다. 성동일은 자신의 캐릭터보다 영화 전체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내 나이에 ‘탐정: 리턴즈’에서 중요한 건 튀는 게 아니라 중간을 잡아주는 것이에요. 기둥으로요. 탐정과 형사의 공조수사였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탐정이 2명이에요. 그래서 제작진이 엄청 고민을 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탐정이 이르긴 하죠. 그렇지만 그 환경에서 오합지졸들이 발품을 팔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에요. 과하지 않도록 신경 많이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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