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뷰어스=문다영 기자] 고은 시인 성폭력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이 올해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20일 최영미 시인이 문학 활동으로 한국이 직면한 성적 불평등과 사회적 모순을 고발한 공로를 인정해 성평등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성평등상 시상식은 성평등 주간인 오는 7월 6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여성 인권 강화 및 성평등 실현에 기여한 개인·단체·기업을 발굴해 매년 '여성상'을 시상해왔으며 올해부터 명칭을 성평등상으로 바꿨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발표한 시 '괴물'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과 남성 중심의 권력 문제를 폭로했다. 그의 시는 미투 운동을 사회적으로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괴물'은 원로 시인인 고은이 상습적으로 벌인 성추행을 폭로한 시로 "은(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케이(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등 내용이 담겼다.
최영미 시인은 시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에 참석해 '괴물'을 낭독한 뒤 "이 시는 싸우려는 게 아니라 알리기 위해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1994년, 1980~1990년대 민주화 세대의 빛과 그림자를 노래한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주목받았다. 젊은 여성 시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재해석해 국내 시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시집은 발간 첫 해 50만부가 팔렸고, 현재까지 무려 52쇄를 찍어 시집으로는 보기 드문 베스트셀러로 기록된다. 지난해 11월 21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