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다영 기자] '위저드 베이커리' '파과' 등을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구병모 작가가 '네 이웃의 식탁'을 발간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열아홉 번째 책이기도 하다.  '네 이웃의 식탁'은 출산 장려 정책의 하나로 고안된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이라는 가상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공동주택의 입주 조건은 아이 셋을 낳았거나 낳을 계획이 있는 부부. 소설은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네 가족이 자연스럽게 공동육아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말 그대로 '소소한 소동'을 밀착력 있게 그린다. 이곳에 처음으로 네 쌍 부부의 이야기에는 미담은 없다. 이 작품은 출산 정책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지난 19일 열린 신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인에게 과연 과거의 낡은 공동체 개념을 적용하는 게 가능할까 회의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몸소 경험한 현실적 고민들을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돌봄 노동은 가정 안에서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규모가 공동체로 커진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사진='네 이웃의 식탁' 책표지) 무엇보다 '네 이웃의 식탁' 속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은 정부가 추진해온 출산 장려 정책의 '비인간성'을 꼬집고 있다. 작가는 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거나, 여성들이 배우자감을 하향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언에 "인간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 작품은 작가가 주로 단편소설을 통해 그간 파고들었던 화두인 '여성의 돌봄 노동' 문제를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 독자 앞에 내놓은 것이다. 각기 다른 사정의 이웃이 모인 주택 공동체, 돌봄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이웃들. 네 이웃의 식탁은 곧 우리의 오늘이자 현실이기도 하다. 구병모 지음 | 민음사

[책 읽는 앵무새] '출산'만이 답인 정부? 그 후의 몫은…'네 이웃의 식탁'

문다영 기자 승인 2018.06.25 10:47 | 최종 수정 2136.12.17 00:0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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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문다영 기자] '위저드 베이커리' '파과' 등을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구병모 작가가 '네 이웃의 식탁'을 발간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열아홉 번째 책이기도 하다. 

'네 이웃의 식탁'은 출산 장려 정책의 하나로 고안된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이라는 가상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공동주택의 입주 조건은 아이 셋을 낳았거나 낳을 계획이 있는 부부. 소설은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네 가족이 자연스럽게 공동육아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말 그대로 '소소한 소동'을 밀착력 있게 그린다. 이곳에 처음으로 네 쌍 부부의 이야기에는 미담은 없다.

이 작품은 출산 정책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지난 19일 열린 신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인에게 과연 과거의 낡은 공동체 개념을 적용하는 게 가능할까 회의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몸소 경험한 현실적 고민들을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돌봄 노동은 가정 안에서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규모가 공동체로 커진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사진='네 이웃의 식탁' 책표지)
(사진='네 이웃의 식탁' 책표지)

무엇보다 '네 이웃의 식탁' 속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은 정부가 추진해온 출산 장려 정책의 '비인간성'을 꼬집고 있다. 작가는 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거나, 여성들이 배우자감을 하향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언에 "인간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 작품은 작가가 주로 단편소설을 통해 그간 파고들었던 화두인 '여성의 돌봄 노동' 문제를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 독자 앞에 내놓은 것이다. 각기 다른 사정의 이웃이 모인 주택 공동체, 돌봄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이웃들. 네 이웃의 식탁은 곧 우리의 오늘이자 현실이기도 하다. 구병모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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