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동양 파라곤'으로 유명한 동양건설산업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장안)
아파트 브랜드 '동양 파라곤'으로 잘 알려진 동양건설산업이 공사비 지급을 미루고, 변경된 계약서에 강제로 날인하도록 협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같은 동양건설산업의 행태에 피해를 입은 중소건설업체 장안 측은 "대기업의 '갑질'"이라며 규탄했다.
지난 2018년 철근콘크리트 공사전문 건설업체 장안 측은 '하남미사 파라곤 주상복합 신축공사' C1블럭에 대한 철근콘크리트 및 견출공사를 진행하면서 동양건설사업과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장안에 따르면 총공사비 386억 5,670만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했지만, 지속적인 대금 문제와 함께 변경된 계약서에 날인을 강요받는 등 동양건설산업으로부터 온갖 피해를 당하며 결국 도산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앞서 장안은 하남미사 현장에 투입되기 전 고덕 파라곤 현장에서도 일을 했지만 공사비를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장안은 앞선 공사에서 제대로 정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을 선급금으로 주겠다는 동양건설산업의 약속을 또 다시 믿고 하남미사 파라곤 현장에 투입됐지만, 선행공정이 늦어진다는 핑계로 제대로 된 공사비를 받을 수 없었다.
철근콘트리트 작업을 준비하던 장안은 선행돼야 할 토목 공정이 당초 계획보다 6~7개월 늦어지면서 작업 자체를 시작할 수 없었고 연쇄적으로 작업이 지연됐다. 이에 동양건설산업 측은 추가금액 정산을 미끼로 제안하며 공기를 앞당겨 달라고 재촉했다.
건설사에 재촉에 장안은 추가 인력 투입은 물론, 야근, 잔업까지 진행하며 지연됐던 공기를 앞당겼지만 동양건설산업은 한 달에 한 번씩 청구하는 기성금을 청소 등을 이유로 깎기 시작했고 장안은 동양건설사업의 막무가내 지급에 처음 청구했던 기성금 금액보다 1억 7,000여만 원이 줄어든 금액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중소건설업체 장안 측은 대형 건설사의 갑질에 결국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장안)
이후에도 동양건설산업은 장안에 몇 달을 제외한 모든 달마다 기성금액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장안은 동양건설사업의 이른바 '갑질'로 인해 1년 동안 쓴 자재비나 인건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결국 장안은 투입비를 메꾸지 못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유보금을 계속 잡혀 적자를 면치 못하던 장안은 지하층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2019년 12월 1차 정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양건설산업 측은 실제 공사 내역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인정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고 심지어 삭감된 기성금이 반영된 변경 계약서에 날인을 강요하기도 했다.
장안은 결국 기성유보율 조정신청 공문을 보내 '지급유보'를 통한 기성금 회복을 요청했지만 동양건설산업 측은 명목상 답변만 내놓으며 지급을 미뤘다. 장안 관계자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이 장안에 지급하지 않은 공사비는 무려 140억 가량으로 알려졌다.
또 동양건설산업은 장안과의 분쟁이 계속되자 지난 4월 장안 직원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안과의 소통을 그대로 차단한 동양건설사업은 이후 공사를 다른 하청업체에게 맡기고 이어서 진행했다.
황당한 동양건설산업의 갑질로 인해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 장안 측은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본안 소송서 장안이 손해 본 금액을 보존받을 수 있으므로 우선적 조치인 공사방해금자 가처분은 기각한다'는 판결과 함께 동양건설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장안은 현재 항고한 상태이며 권한 소송 역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안 관계자는 "현재 협력 업체에서 장안의 사정을 알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도산 위기 상태"라며 "회사가 어렵지만 직원들을 위해 끝까지 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태에 대해 동양건설산업은 공식적인 해명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며, 뷰어스가 동양건설산업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회사에 없다는 이유로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1968년 설립된 동양건설사업은 '동양 파라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2015년 제2공항청사 등을 수주하며 업계에서도 자리를 잡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