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진화했다. 영화나 드라마 곳곳에서 등장했던 위안부 소재가 민규동 감독과 만나 영리하게 요리됐다.
27일 개봉하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23번이나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정부와 싸운 위안부 할머니들의 ‘관부 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귀향’ ‘아이 캔 스피크’ 등 위안부 소재의 작품은 여러차례 등장했던 가운데 ‘허스토리’만의 차별점을 SWO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허스토리’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관부재판을 다룬다. 관부재판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와 관련 책임을 인정한 처음이자 유일한 사건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허스토리’는 잊혀 질 수 있었던 진실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허스토리’는 과거의 피해 사실보단 현재를 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묘사 보다는 살아남은 이들의 입을 통해서만 담백하게 전달해 더 깊은 울림과 공감을 준다.
배우들의 명연기는 ‘허스토리’를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우아함의 대명사인 김희애는 여자가 봐도 멋진 여성을 보여준다. 일본인은 물론 부끄러움을 모르는 한국의 남성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해숙을 비롯한 문숙, 예수정, 이용녀의 절절한 연기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 Weakness(약점)
아무래도 소재가 주는 묵직함이 있다 보니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영화의 오락적 역할에만 집중하는 이들에겐 아무래도 ‘허스토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 Opportunity(기회)
일단 마블 스튜디오의 ‘앤트맨과 와스프’가 개봉하기 전까진 할리우드 대작이 없다는 점이 다행이다. 특히 6월에 ‘오션스8’ ‘아이 필 프리티’ ‘마녀’ 등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면서 ‘허스토리’ 역시 동반 상승세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 Threat(위협)
일단 같은 날 개봉하는 ‘마녀’가 가장 큰 경쟁자다. 미스터리 액션물인 ‘마녀’는 ‘허스토리’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작품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는 관객들의 관람 욕구를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