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값나게 살지 못해도 후지게 살지 말어”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흑역사가 하나도 아니라 총집합 됐다. 할 수만 있다면 모두 외면하고 싶고 피하고 싶은데 “넌 정면을 안 봐”라고 지적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흑역사를 꺼내보게 만드는 이준익표 마법이 시작된다.
4일 개봉하는 ‘변산’은 ‘쇼미더머니’ 전 시즌 개근생인 래퍼 학수(박정민)가 과거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익 감독이 그린 청춘, 음악 영화 3부작의 정점을 찍는 작품을 SWO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변산’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건드린다. 살면서 흑역사가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준익 감독은 학수가 흑역사 앞에서 힘들고 괴로워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정면을 마주한다는 것, 그 행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물론 그 방식이 직접적이고 강압적이지 않다. ‘꼰대’ 마인드는 없다. 촌스러움의 정서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보면 웃기고 짠한데 그 상황에서 위안을 얻는다.
래퍼로 변신한 박정민은 책을 집필한 경험이 있는 배우답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랩의 가사를 직접 쓰고 랩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박정민의 성실함이 빛나는 순간이다. ‘변산’에서 랩은 젊은 층을 대변하는 도구이면서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 Weakness(약점)
새로운 이야기, 신선함을 원했던 이들에게 ‘변산’의 연출과 소재는 뻔하게 느껴질 만하다. 촌스러움 가득한 설정이 정겹긴 하지만 과하게 와 닿는 부분이 없진 않다. 특히 전 출연자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엔딩은 호불호가 갈릴 만 하다.
■ Opportunity(기회)
확실히 근래 보기 드물었던 장르다. 올해 상반기 음악 영화로 불릴만한 작품은 찾을 수 없었다. 또 대작들과 스릴러들의 향연 속에서 힐링 무비는 씨가 말랐다. 그 역할을 ‘변산’이 해줄 것으로 보인다. 청춘들을 겨냥한 이야기가 젊은 관객층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 Threat(위협)
누가 뭐래도 ‘변산’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앤트맨과 와스프’다. 같은 날 개봉하는 ‘앤트맨과 와스프’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65%를 넘기며 마블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넘기엔 큰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