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네오엔터테인먼트·드라마하우스)
[뷰어스=노윤정 기자] JTBC ‘스케치: 미래를 그리는 손’(극본 강현성·연출 임태우/ 이하 스케치)이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판타지적인 소재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빠르고 쫀쫀한 전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스케치'에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 능력자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형사 강동수(정지훈)가 속한 나비팀은 예지 능력자 유시현(이선빈)이 그리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수사를 펼친다. 유시현의 스케치에는 최대 72시간 안에 벌어질 사건의 일면이 담겨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나비팀과 대립하는 위치에 있는 또 다른 예지 능력자의 존재도 등장한다. 이처럼 '스케치'는 독특한 소재와 화려한 액션, 퍼즐을 맞춰가듯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또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에 적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세 인물을 꼽아봤다.
(사진=JTBC 방송화면)
#김형묵
김형묵은 ‘스케치’에서 선우제약 대표 남선우를 연기한다. 남선우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약 카디녹스를 출시하려 하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신약의 부작용을 알고 있는 인물들을 제거하려는 계획까지 세우는 악한 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실제로 강동수와 김도진을 납치하지만 결국 김도진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다. 남선우가 죽게 되며 유시현이 그린 스케치가 처음으로 빗나간다. 이처럼 극 중 남선우의 죽음은 스케치 속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반전을 선사했다. 이 같은 반전과 함께 김형묵의 열연은 자칫 늘어질 수 있는 극 중반부를 쫄깃하게 만들었다.
김형묵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배우다. 지난 1999년 뮤지컬 ‘캣츠’로 데뷔한 후 20년 가까이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필모그래피도 화려하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밑바닥에서’ ‘대장금’ ‘남한산성’ ‘금발이 너무해’ ‘삼총사’ ‘요셉 어메이징’ ‘사운드 오브 뮤직’ ‘셜록홈즈2’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공연계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김형묵은 활동 무대를 드라마로 넓힌 이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김형묵은 2017년 작 SBS ‘귓속말’로 처음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SBS ‘조작’ ‘리턴’ JTBC ‘미스티’에 연달아 출연한다. 김형묵은 ‘리턴’에서 외제차 딜러 김병기 역을 맡아 촐싹대고 비굴한 모습을 선보였으며, ‘미스티’에서는 청와대 홍보수석 윤호영으로 분해 짧은 등장에도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OCN 드라마 ‘플레이어’ 캐스팅 소식을 전한 바, 극 중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화양물산 사장 나원학 역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출연작마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김형묵의 ‘열일’ 행보가 반갑다.
(사진=JTBC 방송화면)
#이승주
극 중 이승주가 분한 인물은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이자 유시현의 오빠 유시준이다. 유시준은 극에 가장 큰 반전을 가져온 캐릭터다. 능력 있고 올곧은 검사이자 다정다감한 오빠로만 보였던 유시준이 알고 보니 동생 유시현과 같은 예지 능력자이자 장태준의 배후에서 미래의 범죄자들을 처단하도록 지시한 인물로 밝혀진 것이다. 이승주 캐릭터의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는 동시에 극의 제 2막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
이승주는 연극계에서 더 얼굴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KBS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KBS에서 방영한 ‘남자 이야기’ ‘파트너’ ‘브레인’ ‘내 딸 서영이’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동안 공연에 매진하며 안방극장에서는 만날 수가 없었다. 대신 ‘추적’ ‘내 심장을 쏴라’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엠.버터플라이’(M.Butterfly) ‘유리동물원’ ‘나는 형제다’ ‘글로리아’ ‘두 개의 방’ ‘세일즈맨의 죽음’ 등 다수 연극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이승주는 훤칠한 체격과 단정한 외모, 안정된 발성, 작품을 거듭할수록 탄탄하게 쌓이는 연기 내공으로 연극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이승주가 ‘스케치’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극 중 이승주는 검사로서 강직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예지 능력을 이용해 예비 범죄자들을 처단할 때면 차가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동생 유시현에게는 더없이 다정하다. 결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유시준이라는 캐릭터의 이중성을 오롯이 살리는 건 배우 이승주가 가진 힘이다. ‘스케치’는 이제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이승주가 마지막까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또한, ‘스케치’ 이후에도 안방극장에서 이승주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사진=JTBC 방송화면)
#임화영
임화영은 ‘스케치’에서 나비팀의 기술지원 담당 오영심 역을 맡는다. 오영심은 뛰어난 해킹 실력으로 나비팀에서 각종 자료 수집 및 분석을 담당한다. 유시현을 친동생처럼 아끼는 정 많은 인물이며 주어진 일에 몸을 사리지 않는 당찬 면도 있다. 또한 유시현의 스케치를 보고 혹시나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비팀을 떠났으나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자 다시 팀에 연락을 취할 정도로 사명감과 정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임화영은 지난 2009년 뮤지컬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로 데뷔했다. 벌써 경력 10년차 배우다. 뮤지컬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임화영은 2010년 방영한 SBS ‘커피하우스’로 드라마에 데뷔했고, 이후 MBC ‘짝패’, SBS ‘신의’, MBC ‘전설의 마녀’, SBS ‘용팔이’ 등의 작품에 출연한다. ‘일대일’(2014) ‘메이드 인 차이나’(2015) ‘퇴마: 무녀굴’(2015) ‘설행_눈길을 걷다’(2016) 등으로 스크린에서도 활약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후 tvN ‘시그널’, KBS2 ‘김과장’,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다. 특히 작품마다 보여주는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꽝숙이’이라는 애칭을 남긴 ‘김과장’ 속 오광숙 캐릭터로는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해 사랑을 받았다. 차기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주인공 제혁(박해수)의 동생 제희로 분해, 자신 때문에 옥살이를 하게 된 오빠에 대한 미안함을 절절한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스케치’에서는 천재 해커로서 팀의 브레인을 담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임화영은 작품마다 전작의 이미지를 잊게 만드는 섬세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