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40. 금주의 가수는 서교동의 밤입니다. 다원, 서교동의 밤 B, D, E(사진=문화인 제공)   ■ 객원보컬과 함께 만들어가는 ‘밤’ 서교동의 밤은 매 앨범마다 새로운 객원보컬이 참여하는 프로듀서 크루 형태를 취하고 있다. 총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A, B, C, D, E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앨범에 참여한 다양한 보컬 중 다원은 가장 많은 가창을 하면서 서교동의 밤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가 됐다.  서교동의 밤은 2016년 싱글 ‘그대와 나’로 데뷔해 ‘길에서’ ‘요즘 왜 이래’ ‘밤공기’ ‘눈치’ ‘럭키스타’ 등을 냈다. 올해에는 미니앨범 ‘문 플라워(Moon Flower)’, 정규앨범 ‘문라이즈(Moonrise)’ 등을 내며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웹드라마 ‘좀 예민해도 괜찮아’의 OST를 만들었다. 그 중 대표곡을 꼽자면 다섯 번째 싱글인 ‘워킹 인 더 문라이트(Walking in the moonlight)'이다. 이 곡은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도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음악 사이트 멜론에서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고,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23만 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 핫펠트(예은)가 잡지 얼루어를 통해 꼽은 음악 취향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즉 입소문을 제대로 탔고, 그 이유는 노래에 있다.  ‘워킹 인 더 문라이트’는 달콤한 멜로디에 R&B 소울 발라드, 몽환적인 요소 등을 집어넣어 긴장이 풀리게 만든다. 고요한 밤 듣기 좋은 쉽고 다정한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 내려 앉은 어둠에 흩뿌리는 오로라 서교동의 밤은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대중성과 고루 섞어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방법을 빨리 터득한 팀이다. 이들이 데뷔 초 내놓은 곡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 초기의 곡들은 서교동의 밤이 내놓는 분위기와 달리 좀 더 R&B스럽고 발라드 같으며 댄스 곡 같다. 반면 그 중에서도 ‘밤공기’ ‘워킹 인 더 문라이트’ ‘럭키스타’ 등은 지금의 서교동의 밤과 가깝다. 이 말은 즉, 서교동의 밤이 앞서 낸 곡들 중 후자가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들 역시 그 길을 택했다는 것.  이후로도 서교동의 밤이 내는 음악에는 흔히들 말하는 ‘몽환적인 밤’의 색깔이 점차 짙어진다. 노래에는 ‘밤’과 ‘별’이 등장하며 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그렇게 확실한 노선을 거듭한 결과 가장 최근에 발매한 정규 1집 앨범 ‘문라이즈(Moonrise)’는 가장 ‘서교동의 밤’스럽고도 대중이 좋아할 만 한 앨범이 됐다. 앨범 커버의 찬란한 보랏빛에 푸른빛이 섞인 밤하늘은 서교동의 밤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채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낸 곡들이 서교동의 밤이 지닌 바이브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서교동의 밤이 지닌 능력 중 하나는 바로 표현 능력이다. 데뷔 초 다양한 노래가 나왔던 것도 여러 감정을 그에 맞는 장르로 표현할 줄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워킹 인 더 문’이라면 정말로 달이 비추는 빛을 조심스레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폴링 인 문라이트(Falling in moonlight)’라면 조각조각이 난 달빛에 빠져드는 것 같은 감상을 준다.  이처럼 지금의 서교동의 밤은 ‘밤’이라는 팀의 큰 틀이자 무한한 영역을 다채로운 오로라로 물들이고 있을 뿐이다. 어떠한 감정을 다양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서교동의 밤은 이별이든 사랑이든 슬픔이든 기쁨이든, 시시각각 변하는 밤하늘 같은 노래를 만든다. 매일 뜨는 달과 별이 똑같지 않듯 서교동의 밤의 노래도 그렇다. (사진=멜론 매거진 미화당라이브 영상 캡처) ■ 서교동의 밤 미니 인터뷰 ▲ 수많은 곳들의 밤 중 왜 ‘서교동’으로 이름을 택했나요 “많은 여느 뮤지션의 팀명이 그렇듯 ‘서교동의 밤’이란 이름도 아주 심각하게 지어진 것은 아닙니다. 일단 작업실이 서교동에 있다는 점이가장 큰 연관성이기도 하고, 함께 저녁 술잔을 기울이다가 ‘현재 우리의 상황을 담을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까’ 하는 가벼운 고민 끝에 나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역시 그 술집도 서교동에 있었네요” ▲ 멤버들이 생각한 서교동의 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서교동은 여러 가지 문화로 가득한 동네입니다. 장르를 불문하는 라이브 클럽과, 버스킹, 미술과 거리예술이 혼재된 곳이죠. 이런 공간 안에 있으면 자연스레 예술가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화려한 불빛아래에 가려져 있는, 스스로 가면을 쓴 외로운 사람들도 많이 보이기도 해요. 우리 역시 그 사람들 중에 속해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더 예술가들에게 어울리는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의 다양함, 화려함과 그 이면, 이렇게 극단적인 모든 면이 노출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서교동의 밤에게는 ‘몽환적인 밤’을 노래한다는 평가가 따라오는데, 팀 색깔은 어떻게 형성됐나요 “원래는 ‘몽환적인 밤’을 내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한 가지 색깔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인상 찍히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사회의 빠른 미디어 속에서 작게라도 기억되기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서교동의 밤이 만들었던 여러 곡 중에서 몽환적인 장르의 곡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자체평가를 했습니다. 또한 ‘밤’을 나타내는 소재인 ‘달, 별’ 같은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일이 흥미로웠습니다” ▲ ‘몽환적인 밤’을 노래하는 수많은 팀 중 서교동의 밤을 빛나게 하는 개성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감정이입이 수개월간 발표한 곡과 앨범 속에 동일하게 녹아 있고, 듣고 나면 다른 곡들도 바로 듣고 싶어지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혹여 남이 들을까 귓가에 살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밤 창가에 눌러 앉아 손에 커피라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재생 버튼을 누른다면 딱 한 번 듣기는 쉽지 않은 노래들이죠.   ▲ 노래를 만들면서, 그리고 그 노래와 보컬의 조합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는 점은요 “노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곡의 의도, 더 정확하게는 프로듀싱의 의도입니다. 이 곡을 왜 쓰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이 곡을 듣는 사람들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낄지 등의 프로듀싱 포인트죠. 그걸 정확하게 설정하지 않고 그냥 ‘좋은’ 곡을 쓰려는 노력은 늘 실패로 끝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말로 표현이 안 되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것이잖아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내가 지금 이렇게 느껴요’라는 간절한 대화의지가 결국 좋은 음악을 낳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보컬의 선택은 중요합니다. 프로듀싱이 아무리 잘 되었다고 해도 보컬이 그 의도를 함께 느끼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 다른 곡이 되겠죠. 10년 전 정도까지만 해도 보컬의 고음, 파워 등이 가창력에 있어 가장 큰 평가의 가치였다면, 이 시대의 보컬은 곡의 해석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음악들은 이미 이런 방향에서 멀리 달아나 버렸죠. 아, 늦었네요. 저희도 더 열심히 빨리 쫓아가야합니다” ▲ 서교동의 밤이 내는 노래들은 리스너들의 밤을 함께해주죠. 그렇다면 멤버들의 밤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서교동의 밤도 작업을 하지 않는 밤에는 철저한 리스너가 됩니다. 감성에 젖게 만드는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을 감상하고, 대화 속에서 좋은 생각의 단상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많이 만나죠. 그것은 술잔의 부딪힘일 수도 있고, 인터넷 세계의 탐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감정의 유입이 없이는 우리 안으로부터 표현할 수 있는 것들에 한계가 있습니다. 항상 크게 느끼는 것은, 이 세상에는 우리의 밤을 아름답게만 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에요”

[이소희의 B레코드] 서교동의 밤, 매일 뜨는 별도 제각각이다

이소희 기자 승인 2018.07.26 14:30 | 최종 수정 2137.02.17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희 기자] #40. 금주의 가수는 서교동의 밤입니다.

(사진=문화인 제공)
다원, 서교동의 밤 B, D, E(사진=문화인 제공)

 

■ 객원보컬과 함께 만들어가는 ‘밤’

서교동의 밤은 매 앨범마다 새로운 객원보컬이 참여하는 프로듀서 크루 형태를 취하고 있다. 총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A, B, C, D, E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앨범에 참여한 다양한 보컬 중 다원은 가장 많은 가창을 하면서 서교동의 밤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가 됐다. 

서교동의 밤은 2016년 싱글 ‘그대와 나’로 데뷔해 ‘길에서’ ‘요즘 왜 이래’ ‘밤공기’ ‘눈치’ ‘럭키스타’ 등을 냈다. 올해에는 미니앨범 ‘문 플라워(Moon Flower)’, 정규앨범 ‘문라이즈(Moonrise)’ 등을 내며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웹드라마 ‘좀 예민해도 괜찮아’의 OST를 만들었다.

그 중 대표곡을 꼽자면 다섯 번째 싱글인 ‘워킹 인 더 문라이트(Walking in the moonlight)'이다. 이 곡은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도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음악 사이트 멜론에서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고,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23만 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 핫펠트(예은)가 잡지 얼루어를 통해 꼽은 음악 취향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즉 입소문을 제대로 탔고, 그 이유는 노래에 있다. 

‘워킹 인 더 문라이트’는 달콤한 멜로디에 R&B 소울 발라드, 몽환적인 요소 등을 집어넣어 긴장이 풀리게 만든다. 고요한 밤 듣기 좋은 쉽고 다정한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 내려 앉은 어둠에 흩뿌리는 오로라

서교동의 밤은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대중성과 고루 섞어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방법을 빨리 터득한 팀이다. 이들이 데뷔 초 내놓은 곡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 초기의 곡들은 서교동의 밤이 내놓는 분위기와 달리 좀 더 R&B스럽고 발라드 같으며 댄스 곡 같다. 반면 그 중에서도 ‘밤공기’ ‘워킹 인 더 문라이트’ ‘럭키스타’ 등은 지금의 서교동의 밤과 가깝다. 이 말은 즉, 서교동의 밤이 앞서 낸 곡들 중 후자가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들 역시 그 길을 택했다는 것. 

이후로도 서교동의 밤이 내는 음악에는 흔히들 말하는 ‘몽환적인 밤’의 색깔이 점차 짙어진다. 노래에는 ‘밤’과 ‘별’이 등장하며 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그렇게 확실한 노선을 거듭한 결과 가장 최근에 발매한 정규 1집 앨범 ‘문라이즈(Moonrise)’는 가장 ‘서교동의 밤’스럽고도 대중이 좋아할 만 한 앨범이 됐다. 앨범 커버의 찬란한 보랏빛에 푸른빛이 섞인 밤하늘은 서교동의 밤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채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낸 곡들이 서교동의 밤이 지닌 바이브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서교동의 밤이 지닌 능력 중 하나는 바로 표현 능력이다. 데뷔 초 다양한 노래가 나왔던 것도 여러 감정을 그에 맞는 장르로 표현할 줄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워킹 인 더 문’이라면 정말로 달이 비추는 빛을 조심스레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폴링 인 문라이트(Falling in moonlight)’라면 조각조각이 난 달빛에 빠져드는 것 같은 감상을 준다. 

이처럼 지금의 서교동의 밤은 ‘밤’이라는 팀의 큰 틀이자 무한한 영역을 다채로운 오로라로 물들이고 있을 뿐이다. 어떠한 감정을 다양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서교동의 밤은 이별이든 사랑이든 슬픔이든 기쁨이든, 시시각각 변하는 밤하늘 같은 노래를 만든다. 매일 뜨는 달과 별이 똑같지 않듯 서교동의 밤의 노래도 그렇다.

(사진=멜론 매거진 미화당라이브 영상 캡처)
(사진=멜론 매거진 미화당라이브 영상 캡처)

■ 서교동의 밤 미니 인터뷰

▲ 수많은 곳들의 밤 중 왜 ‘서교동’으로 이름을 택했나요

“많은 여느 뮤지션의 팀명이 그렇듯 ‘서교동의 밤’이란 이름도 아주 심각하게 지어진 것은 아닙니다. 일단 작업실이 서교동에 있다는 점이가장 큰 연관성이기도 하고, 함께 저녁 술잔을 기울이다가 ‘현재 우리의 상황을 담을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까’ 하는 가벼운 고민 끝에 나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역시 그 술집도 서교동에 있었네요”

▲ 멤버들이 생각한 서교동의 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서교동은 여러 가지 문화로 가득한 동네입니다. 장르를 불문하는 라이브 클럽과, 버스킹, 미술과 거리예술이 혼재된 곳이죠. 이런 공간 안에 있으면 자연스레 예술가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화려한 불빛아래에 가려져 있는, 스스로 가면을 쓴 외로운 사람들도 많이 보이기도 해요. 우리 역시 그 사람들 중에 속해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더 예술가들에게 어울리는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의 다양함, 화려함과 그 이면, 이렇게 극단적인 모든 면이 노출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서교동의 밤에게는 ‘몽환적인 밤’을 노래한다는 평가가 따라오는데, 팀 색깔은 어떻게 형성됐나요

“원래는 ‘몽환적인 밤’을 내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한 가지 색깔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인상 찍히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사회의 빠른 미디어 속에서 작게라도 기억되기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서교동의 밤이 만들었던 여러 곡 중에서 몽환적인 장르의 곡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자체평가를 했습니다. 또한 ‘밤’을 나타내는 소재인 ‘달, 별’ 같은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일이 흥미로웠습니다”

▲ ‘몽환적인 밤’을 노래하는 수많은 팀 중 서교동의 밤을 빛나게 하는 개성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감정이입이 수개월간 발표한 곡과 앨범 속에 동일하게 녹아 있고, 듣고 나면 다른 곡들도 바로 듣고 싶어지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혹여 남이 들을까 귓가에 살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밤 창가에 눌러 앉아 손에 커피라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재생 버튼을 누른다면 딱 한 번 듣기는 쉽지 않은 노래들이죠.
 
▲ 노래를 만들면서, 그리고 그 노래와 보컬의 조합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는 점은요

“노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곡의 의도, 더 정확하게는 프로듀싱의 의도입니다. 이 곡을 왜 쓰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이 곡을 듣는 사람들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낄지 등의 프로듀싱 포인트죠. 그걸 정확하게 설정하지 않고 그냥 ‘좋은’ 곡을 쓰려는 노력은 늘 실패로 끝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말로 표현이 안 되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것이잖아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내가 지금 이렇게 느껴요’라는 간절한 대화의지가 결국 좋은 음악을 낳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보컬의 선택은 중요합니다. 프로듀싱이 아무리 잘 되었다고 해도 보컬이 그 의도를 함께 느끼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 다른 곡이 되겠죠. 10년 전 정도까지만 해도 보컬의 고음, 파워 등이 가창력에 있어 가장 큰 평가의 가치였다면, 이 시대의 보컬은 곡의 해석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음악들은 이미 이런 방향에서 멀리 달아나 버렸죠. 아, 늦었네요. 저희도 더 열심히 빨리 쫓아가야합니다”

▲ 서교동의 밤이 내는 노래들은 리스너들의 밤을 함께해주죠. 그렇다면 멤버들의 밤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서교동의 밤도 작업을 하지 않는 밤에는 철저한 리스너가 됩니다. 감성에 젖게 만드는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을 감상하고, 대화 속에서 좋은 생각의 단상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많이 만나죠. 그것은 술잔의 부딪힘일 수도 있고, 인터넷 세계의 탐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감정의 유입이 없이는 우리 안으로부터 표현할 수 있는 것들에 한계가 있습니다. 항상 크게 느끼는 것은, 이 세상에는 우리의 밤을 아름답게만 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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