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44. 금주의 가수는 스웨덴세탁소입니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 ‘신세경과 듀엣’으로 이름 알리고 ‘생일축하송’으로 데뷔
스웨덴세탁소는 최인영(보컬, 건반), 왕세윤(기타, 코러스)로 구성된 듀오다. 스웨덴세탁소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선 건 2012년 한 커피전문점에서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서다. 이들은 당시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신세경과 함께 넌 달콤했어‘를 불렀다. 그리고 같은 해 6월에는 싱글 ’해피 버스데이 왈츠(Happy Birthday Waltz)‘를 발표하고 데뷔했다. 이후 스웨덴세탁소는 미니앨범 ’프롬. 파리(From. Paris)‘ ’우리집‘과 그간 발표한 싱글들을 각각 모은 정규앨범 ’잠들 때까지‘ ’마음‘ 등을 내며 부지런한 활동을 펼쳤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그 중 대표곡을 꼽자면 2013년 싱글과 정규 1집 앨범 '잠들 때까지'에 수록된 ‘목소리’다. 정규앨범에서는 타이틀곡으로 낙점되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는 스웨덴세탁소가 고정 팬덤을 확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노래는 마음이 떠난 남자와 이별을 예감한 여자의 관계를 그린다. 피처링에 참여한 정기고와 함께 상황을 주고받으며 감정을 쌓아간다. 약 5년 전 발표된 이 곡에서 보컬은 지금 들으면 덜 다듬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스웨덴세탁소의 풋풋함과 노래에 담긴 위태로운 마음을 잘 대변한다. 또한 노래 전반을 둘러싼 깨끗한 매력은 발라드 곡임에도 불구하고 축 처지는 기운을 없애 스웨덴세탁소만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 마음도 세탁이 가능한가요?
스웨덴세탁소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흔한 빨랫감에 자신들만의 ‘세탁’ 기능을 돌린다. 이들은 마음에 달라붙은 먼지를 떼어내고 얼룩을 제거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소리, 섬세한 서정성을 갖춘 가사를 통해서다. 과한 감정은 철저하게 배제한다. 오로지 맑고 쭉 뻗은 목소리와 최소한의 연주에만 가사를 맡길 뿐이다.
덕분에 노래는 깔끔하다. ‘담백하다’ ‘세련됐다’는 결보다 ‘깨끗하다’는 느낌이다. 쥐어짜고 뱅뱅 회전하는 빨래의 과정보다 빨래를 하고 난 후 모습에 더 가깝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포근한 섬유유연제 향기, 햇빛에 바짝 말라 뽀송뽀송한 감촉, 먼지 하나 없을 것 같이 깨끗하고 하얀 면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렇게 깨끗해진 상태는 결코 인위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본래의 상태’를 띠고 있다. 베이직한 옷은 두고두고 입는 것처럼, 또 클래식한 침구류는 어디에 매치해도 위화감이 없는 것처럼 스웨덴세탁소는 기본적인 것들만 남겨둔다.
스웨덴세탁소만의 세탁 방식은 힘들고 지친 마음에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감정이 젖어들고 말라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솔직한 내 상태를 마주하려고 노력한다. 마치 각 잡힌 새 옷일지라도 빨면 빨수록 내 몸에 맞게 익숙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거친 낯선 빨래들은 결국 손길과 애정이 닿은 것들이 된다. 이것이 스웨덴세탁소가 듣는 이들을 품고 위로하는 방식이다.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 스웨덴세탁소 미니 인터뷰
▲ 여러 나라 중 '스웨덴'을 팀명에 붙인 이유가 궁금해요
“어감이 예쁘고 글자 조합도 마음에 들었어요. 스웨덴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는 계속 ‘스웨덴세탁소로 이름을 정하길 잘했다’고 말하고 있답니다. 호호”
▲ 스웨덴세탁소의 노래는 깨끗이 빨아 뽀송뽀송해진 빨래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스웨덴세탁소 노래는 어떤 감촉을 지니고 있나요?
“‘부담 없이 편안한 면’ 같기를 바라고 있어요”
▲ 노래가 깨끗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귀에 더 쏙쏙 박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가사전달에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 스웨덴세탁소의 노래를 들으면 힘든 마음이 ‘세탁’되는 느낌을 받는 팬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본인들이 안정감과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찾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뻔한 말 같지만 저희 음악이 위로가 되셨다고 말씀해주시는 글과 메시지들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진심으로 너무나도 큰 힘을 받고 있습니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어 통화로라도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때 안정감을 받아요”
▲ 어느덧 데뷔한지 어느덧 7년차가 됐는데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감회가 어떤가요?
“사실 시간이 이렇게 흐르는지도 모르고 음악을 해왔어요.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가 있어서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늘 다른 장르도 시도하고 싶고 색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의견도 많이 나누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생각하게 되는 건 화려하고 세련되지 않아도 듣는 이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노래더라고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게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에요. 그만큼 어렵기도 하겠지만요. 저희는 가을쯤 좋은 노래 들려 드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할게요!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