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김은숙 작가의 또 매직이 통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에서 배우 김민정이 연기하는 쿠도 히나 역이 마치 수퍼 히로인과 같은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메인만큼 서브 여자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로 특히 유명한 김 작가의 강점이 살아났다. ‘미스터 션샤인’ 속 히나의 본명은 이양화. 그러나 친일파 아버지(김의성) 때문에 일본인에게 시집갔다가 이름을 잃었다. 이후 남편과 사별 후 재산을 물려받아 조선에 호텔 글로리를 차렸다. 덕분에 호위호식하며 고상한 삶을 즐겼다. 이처럼 극 초반의 히나는 마치 일제의 덕을 보는 인물처럼 묘사됐다. 그러나 실상은 그 정반대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 정반대였다. 히나는 자신이 가진 돈과 인맥을 활용해 남몰래 항일의병들을 돕는, 훌륭한 조력자다. 이러한 정체가 드러나면서 ‘미스터 션샤인’ 속 히나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조선 독립에 발 한번 담가보자”라며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조선인을 학살하는 일본군을 총으로 쏘고, 일본군의 숙소가 된 자신의 호텔 글로리를 폭탄으로 날려 버렸다. 심지어 그에 앞서 고애신(김태리)에 의해 총살 당한 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하고도 당황하거나 울지 않았다. 오히려 애신을 비롯, 이완익의 죽음과 얽힌 의병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직접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정의 연기가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다. 다부진 눈빛과 묘하게 매력적인 말투로 자신만의 히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에 ‘미스터 션샤인’ 속 김민정 표 걸크러시에 반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김민정에 앞서 김 작가의 마법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여자 배우들은 또 누가 있을까? (사진=tvN)   ■ ‘도깨비’ 유인나 유인나는 매력과 실력을 모두 갖춘 배우다. 그러나 그간 대다수 작품에서 서브 캐릭터를 맡아와 오히려 시청자들이 안타까워 하는 경우다.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극 중 저승사자(이동욱)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 써니(김선)를 연기했다. 하지만 ‘도깨비’가 끝난 뒤 저승사자와 써니의 스핀오프(Spin-off·원작에서 파생된 작품)를 만들어달라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로 서브 커플의 인기가 상당했다. 여기에는 극 중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김 작가가 탄탄히 쌓아올린 서사 덕분도 있겠으나, 메인 커플 대비 적을 수 밖에 없는 분량에서도 시청자들을 설득케 한 배우들의 연기 공도 크다. 유인나는 써니를 제옷처럼 소화했다. 돈과 외모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써니는 안방극장에서 그다지 교훈적이지 못한 캐릭터다. 그러나 유인나의 촌철살인 대사들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현실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게, 또 로맨스에 있어서는 첫 눈에 반한 저승사자에게 거침없이 다가가는 모습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려낸 유인나 덕분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내면 연기도 펼쳤다. 저승사자와의 전생을 깨닫는 모습, 그리하여 이별하는 모습 등은 메인 커플의 이야기만큼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때 유인나는 캐릭터에 깊이 몰입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SBS, KBS)   ■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김지원 ‘미스터 션샤인’ 첫 방송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배우 김지원은 대표적인 ‘김은숙의 여자’다. 그는 앞서 KBS2 ‘태양의 후예’(2016) SBS ‘상속자들’(2013)에 출연한 바 있다. 두 작품에서 김지원은 서브 캐릭터를 맡았으나 그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먼저 출연한 ‘상속자들’에서 김지원이 연기한 유라헬은 악녀였다. 극 중 제국고의 패리스힐튼이라는 설정처럼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제멋대로 구는 데 익숙한 캐릭터다. 남자 주인공 김탄(이민호)이 집안의 이해 관계에 따라 자신과 약혼한 상태인데도 가난한 여자 주인공 차은상(박신혜)에게 한 눈을 팔자 둘을 훼방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때문에 ‘상속자들’ 속 라헬은 언제나 짜증을 내고 화를 냈는데, 이것이 밉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을 실어 대사를 처리하는 데도 단어와 문장이 귀에 쏙쏙 박히게 만드는 김지원의 발음에 감탄했을 뿐이다. 김지원의 탄탄한 실력은 ‘태양의 후예’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중의 윤명주 역을 맡았다. 군인들의 ‘다나까’ 말투나 명주의 후퇴를 모르는 성격 등이 김지원과 잘 어울렸다는 평가다. 여기에 자신보다 낮은 계급의 서대영(진구)을 향한 직진 로맨스까지, 여자들의 워너비를 집약해놓은 듯한 명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김지원은 ‘걸크러시’를 대표하는 배우로 떠오르게 됐다.  (사진=SBS)   ■ ‘신사의 품격’ 윤세아 배우 윤세아가 연기한 SBS ‘신사의 품격’(2012) 속 홍세라도 빼놓을 수 없다. 세라는 여자 주인공 서이수(김하늘)의 친구이자 룸메이트로 나왔다. 세라는 순한 성격의 고등학교 윤리 교사 이수와는 정반대되는 캐릭터였다. 바로 여기서 홍세라 캐릭터가 매력적인 첫 번째 이유가 드러난다.  극 중 골프선수로 활동하는 세라는 당차고 자신감이 넘친다. 자신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임태산(김수로)과 ‘밀당 로맨스’를 즐기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세라는 친구 이수가 태산을 짝사랑하다는 사실에 질투심을 느끼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맞선다. 그런 한편 본인은 여러 남자 지인과 어울리며 태산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얼핏 ‘시크릿 가든’ 속 윤슬의 연장선에 놓인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까지 김 작가의 작품 속 대다수 여자 주인공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에 일편단심으로 매달리는. 김 작가는 대신 그 옆에 똑 부러지고 주체적인 여자 캐릭터를 둠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세라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세라는 애교스러운 성격의 윤세아를 만나며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얻게 됐다. (사진=SBS)   ■ ‘시크릿 가든’ 김사랑 태초에 SBS ‘시크릿 가든’(2010~2011) 윤슬이 있었다. 극 중 남부러울 것 없는 금수저로 그려진 윤슬은 배우 김사랑이 연기했다. 모델 못잖은 몸매와 연예인보다 예쁜 얼굴을 가진 부잣집 영애 윤슬 역은 김사랑이 타고난 외양과 꼭 어울렸다.  연기적으로도 김사랑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전 연인 오스카(윤상현)와의 인연인 듯 악연같은 질긴 관계를 이어가는 윤슬을 실감나게 표현한 덕분이다. 윤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연애 경험을 떠오르게 만들었고, 당시 판타지 설정이 가미됐던 ‘시크릿 가든’ 메인 커플과 또 다른 현실감으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대사도 남겼다. 극 중 김주원(현빈)이 맞선을 본 사실을 알고 그 상대 여자에게 던진 말이다.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 미국 드라마 ‘가십걸’ 대사를 인용한 것으로, 조소어린 눈빛과 김사랑만의 카리스마로 새롭게 소화해 호평을 얻었었다.

[기억하니]?김민정부터 김사랑·김지원까지, 김은숙이 사랑한 女子들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9.22 11:06 | 최종 수정 2137.06.13 00:00 의견 0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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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손예지 기자] 김은숙 작가의 또 매직이 통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에서 배우 김민정이 연기하는 쿠도 히나 역이 마치 수퍼 히로인과 같은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메인만큼 서브 여자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로 특히 유명한 김 작가의 강점이 살아났다.

‘미스터 션샤인’ 속 히나의 본명은 이양화. 그러나 친일파 아버지(김의성) 때문에 일본인에게 시집갔다가 이름을 잃었다. 이후 남편과 사별 후 재산을 물려받아 조선에 호텔 글로리를 차렸다. 덕분에 호위호식하며 고상한 삶을 즐겼다. 이처럼 극 초반의 히나는 마치 일제의 덕을 보는 인물처럼 묘사됐다.

그러나 실상은 그 정반대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 정반대였다. 히나는 자신이 가진 돈과 인맥을 활용해 남몰래 항일의병들을 돕는, 훌륭한 조력자다. 이러한 정체가 드러나면서 ‘미스터 션샤인’ 속 히나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조선 독립에 발 한번 담가보자”라며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조선인을 학살하는 일본군을 총으로 쏘고, 일본군의 숙소가 된 자신의 호텔 글로리를 폭탄으로 날려 버렸다. 심지어 그에 앞서 고애신(김태리)에 의해 총살 당한 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하고도 당황하거나 울지 않았다. 오히려 애신을 비롯, 이완익의 죽음과 얽힌 의병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직접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정의 연기가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다. 다부진 눈빛과 묘하게 매력적인 말투로 자신만의 히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에 ‘미스터 션샤인’ 속 김민정 표 걸크러시에 반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김민정에 앞서 김 작가의 마법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여자 배우들은 또 누가 있을까?

(사진=tvN)
(사진=tvN)

 

■ ‘도깨비’ 유인나

유인나는 매력과 실력을 모두 갖춘 배우다. 그러나 그간 대다수 작품에서 서브 캐릭터를 맡아와 오히려 시청자들이 안타까워 하는 경우다.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극 중 저승사자(이동욱)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 써니(김선)를 연기했다.

하지만 ‘도깨비’가 끝난 뒤 저승사자와 써니의 스핀오프(Spin-off·원작에서 파생된 작품)를 만들어달라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로 서브 커플의 인기가 상당했다. 여기에는 극 중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김 작가가 탄탄히 쌓아올린 서사 덕분도 있겠으나, 메인 커플 대비 적을 수 밖에 없는 분량에서도 시청자들을 설득케 한 배우들의 연기 공도 크다.

유인나는 써니를 제옷처럼 소화했다. 돈과 외모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써니는 안방극장에서 그다지 교훈적이지 못한 캐릭터다. 그러나 유인나의 촌철살인 대사들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현실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게, 또 로맨스에 있어서는 첫 눈에 반한 저승사자에게 거침없이 다가가는 모습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려낸 유인나 덕분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내면 연기도 펼쳤다. 저승사자와의 전생을 깨닫는 모습, 그리하여 이별하는 모습 등은 메인 커플의 이야기만큼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때 유인나는 캐릭터에 깊이 몰입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SBS, KBS)
(사진=SBS, KBS)

 

■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김지원

‘미스터 션샤인’ 첫 방송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배우 김지원은 대표적인 ‘김은숙의 여자’다. 그는 앞서 KBS2 ‘태양의 후예’(2016) SBS ‘상속자들’(2013)에 출연한 바 있다. 두 작품에서 김지원은 서브 캐릭터를 맡았으나 그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먼저 출연한 ‘상속자들’에서 김지원이 연기한 유라헬은 악녀였다. 극 중 제국고의 패리스힐튼이라는 설정처럼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제멋대로 구는 데 익숙한 캐릭터다. 남자 주인공 김탄(이민호)이 집안의 이해 관계에 따라 자신과 약혼한 상태인데도 가난한 여자 주인공 차은상(박신혜)에게 한 눈을 팔자 둘을 훼방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때문에 ‘상속자들’ 속 라헬은 언제나 짜증을 내고 화를 냈는데, 이것이 밉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을 실어 대사를 처리하는 데도 단어와 문장이 귀에 쏙쏙 박히게 만드는 김지원의 발음에 감탄했을 뿐이다.

김지원의 탄탄한 실력은 ‘태양의 후예’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중의 윤명주 역을 맡았다. 군인들의 ‘다나까’ 말투나 명주의 후퇴를 모르는 성격 등이 김지원과 잘 어울렸다는 평가다. 여기에 자신보다 낮은 계급의 서대영(진구)을 향한 직진 로맨스까지, 여자들의 워너비를 집약해놓은 듯한 명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김지원은 ‘걸크러시’를 대표하는 배우로 떠오르게 됐다. 

(사진=SBS)
(사진=SBS)

 

■ ‘신사의 품격’ 윤세아

배우 윤세아가 연기한 SBS ‘신사의 품격’(2012) 속 홍세라도 빼놓을 수 없다. 세라는 여자 주인공 서이수(김하늘)의 친구이자 룸메이트로 나왔다. 세라는 순한 성격의 고등학교 윤리 교사 이수와는 정반대되는 캐릭터였다. 바로 여기서 홍세라 캐릭터가 매력적인 첫 번째 이유가 드러난다. 

극 중 골프선수로 활동하는 세라는 당차고 자신감이 넘친다. 자신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임태산(김수로)과 ‘밀당 로맨스’를 즐기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세라는 친구 이수가 태산을 짝사랑하다는 사실에 질투심을 느끼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맞선다. 그런 한편 본인은 여러 남자 지인과 어울리며 태산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얼핏 ‘시크릿 가든’ 속 윤슬의 연장선에 놓인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까지 김 작가의 작품 속 대다수 여자 주인공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에 일편단심으로 매달리는. 김 작가는 대신 그 옆에 똑 부러지고 주체적인 여자 캐릭터를 둠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세라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세라는 애교스러운 성격의 윤세아를 만나며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얻게 됐다.

(사진=SBS)
(사진=SBS)

 

■ ‘시크릿 가든’ 김사랑

태초에 SBS ‘시크릿 가든’(2010~2011) 윤슬이 있었다. 극 중 남부러울 것 없는 금수저로 그려진 윤슬은 배우 김사랑이 연기했다. 모델 못잖은 몸매와 연예인보다 예쁜 얼굴을 가진 부잣집 영애 윤슬 역은 김사랑이 타고난 외양과 꼭 어울렸다. 

연기적으로도 김사랑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전 연인 오스카(윤상현)와의 인연인 듯 악연같은 질긴 관계를 이어가는 윤슬을 실감나게 표현한 덕분이다. 윤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연애 경험을 떠오르게 만들었고, 당시 판타지 설정이 가미됐던 ‘시크릿 가든’ 메인 커플과 또 다른 현실감으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대사도 남겼다. 극 중 김주원(현빈)이 맞선을 본 사실을 알고 그 상대 여자에게 던진 말이다.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 미국 드라마 ‘가십걸’ 대사를 인용한 것으로, 조소어린 눈빛과 김사랑만의 카리스마로 새롭게 소화해 호평을 얻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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