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59. 금주의 가수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입니다.
(사진=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제공)
■ 2018년, 본격적으로 뻗어 나갈 우싸미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우싸미)는 보컬과 기타, 드럼을 맡고 있는 백충원과 기타, 베이스, 컨반을 치는 김선훈으로 이루어진 듀오다. 2014년 결성됐고 2016년 7월 싱글 ‘빌린빤쮸’로 데뷔했다. 부산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후 우싸미는 미니앨범 ‘이 음악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2017), 정규 1집 앨범 ‘무동력’(2018)까지 1년에 한 장씩 앨범을 냈다.
2018년은 우싸미에게 특별한 해다.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고, EBS 헬로루키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헬로루키에는 698팀이 참여했다. 순수하게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 헬로루키로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동력’은 부산음악창작소 정규음반 지원팀에 선정돼 탄생한 앨범이기도 하다.
(사진=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제공)
대표곡 ‘무동력’ ‘새로운 여름’은 정규 1집 앨범 ‘무동력’의 더블 타이틀곡이다. 데뷔곡은 ‘아직여기에’이지만 우싸미의 색깔이 좀 더 다채롭고 선명하게 드러난 곡은 ‘무동력’ ‘새로운 여름’이다. ‘무동력’은 러닝타임 5분49초에 달하는 첫 번째 트랙이다. 노래는 어쿠스틱 기타리프와 목소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보컬은 가사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나의 음절씩 내뱉는 것 같기도 한 독특한 리듬을 타며 노래한다. 마치 우주를 유영하듯 어떤 제한 없이 자유롭게 표류하는 멜로디는 우싸미의 개성을 잘 드러낸다. ‘새로운 여름’ 역시 멜로디컬하지만 자유자재로 리듬을 만들어가는 방식은 여전하다. 어쿠스틱기타를 단조롭지 않게, 다이내믹하게 다룬 것도 이들만의 색깔이다.
■ 섬세하고 과감하다...우싸미의 표현법
우싸미의 노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의미는 퇴색된다. 이들은 있는 그대로를 노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무동력’ 앨범 소개 글에 “앨범의 관통하는 메시지는 없다”고 단언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노래 러닝타임만 해도 1분대부터 5분대까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싸미의 노래를 들을 때도 그저 들려주는 그대로 느끼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들의 노래를 붙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우싸미의 화법은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날 것이다. 이들은 귤과 오렌지의 맛이 다른데 왜 귤이 영어로 오렌지인지 궁금해 하고(귤은 영어로 오렌지이다), 눈이 피로해서 멀리 본 차가 ‘매직아이’처럼 보인다고고(비가추), 네가 원했던 반짝거림은 내가 다 잡아먹어버렸다며 고소하다고(고소한지모르겠어) 말한다. “쌤통” “칵마 어쩔래요” “나 같음 투자 각” 등 가사에 잘 쓰이지 않는 센 느낌의 표현도 즐비하다.
우싸미가 틀에 얽매이지 않긴 하지만 가사의 구조를 다듬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정교하게, 세련되게 풀어내는 편이다. 말을 직접적으로 전할지, 예쁘게 보이도록 포장할지 방향을 다르게 한 것뿐이다. 일차적으로 우싸미의 독특한 말들이 들렸다면, 그 다음 느낄 수 있는 건 위트 있는 라임과 그 깊은 곳에 자리한 일상의 관찰이다. 더 나아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그것들을 영리하게 모아놓은 원석들은 과감한 보컬과 연주를 거쳐 ‘우싸미’로 만들어진다.
(사진=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제공)
■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미니 인터뷰
▲ EBS 헬로루키 대상을 수상했어요. 이번 루키 후보에 오른 팀들이 모두 쟁쟁했는데, 이들 사이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소감이 어떤가요
“아직 놀란 가슴 상태이구요. 아직 현실감이 좀 없어요. “대상에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라고 이름이 호명됐을 때 ‘엥, 우리 맞나?’ 하면서 꿈인가 싶었는데 아직도 좀 그래요. 심사위원분들이 저희의 어떤 점 때문에 뽑으셨는지 궁금해요. 여쭤보고 싶어요(백충원)”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조금 다른 표현 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역시 시기를 잘 만나서 인 것도 같아요(김선훈)”
▲ 최근 낸 정규 1집 앨범 ‘무동력’에서는 색소폰, 바이올린 등까지 보다 악기가 다양해진 것 같아요. 특히 김오키, 주소영 등은 재즈신에서도 다 알 만한 사람들이기도 하고 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져요. 이렇게 악기를 다채롭게 구성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사실 이번 앨범엔 숨은 멤버가 있는데요. 연희동에 있는 스튜디오로그(studioLOG)의 민상용 감독님이세요. 이번 정규앨범의 프로듀서로서 녹음부터 믹싱·마스터링 작업까지 맡아주셨어요. 저희는 협업을 할 때 음악만 제공하고 간단한 소통 후 나머지는 오롯이 맡기면 작업하시는 분이 느낀 우리 노래의 느낌대로 표현 하는 게 좋아서 이번에도 민 감독님의 의도를 전적으로 따랐어요. 악기를 넣은 건 민 감독님의 아이디어랍니다. 감독님 최고!(백충원)”
“이번 앨범에는 특별히 프로듀서 민상용 감독님과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저희도 바이올린과 색소폰이 들어가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고 있어요. 감독님 감사합니다(김선훈)”
(사진=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제공)
▲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의 분위기는 확 다른 것 같아요. 미니 때는 좀 더 멜로디컬하고 대중성이 묻어났다면, 정규에서는 많은 요소를 절제해 풀어낸 느낌이랄까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변화한 것들이 있나요?
“미니앨범 때는 프로듀서 없이 저희끼리 계획을 했었어요. ‘부산음악창작소 스튜디오의 좋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는데 안 할 이유가 뭐냐’는 생각에 가득 채우는 편곡을 했었어요. 이번 정규앨범은 함께 작업한 민상용 감독님이 전곡 데모를 들어보시고 ‘이미 다 나와 있으니 이대로 가자. 날것의 느낌, 웰메이드 밴드 사운드보다 싱어송라이터의 곡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업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덕분에 이번 정규앨범을 통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음악의 색과 성격, 장점이 엄청 도드라져 보이게 됐어요. 정말 우싸미 같은 캐릭터가 잡힌 것 같아요. 이 앨범을 들으면 우싸미가 설명 되는 거죠.(백충원)
“미니앨범과 정규앨범 두 장의 앨범 놓고 어떤 분들은 정규가, 어떤 분들은 미니가 더 대중적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부분이 재미있네요. 미니앨범에 비해 발전했다기보다 조금 더 원래 우리의 사운드를 찾은 느낌이에요. 과장된 것들을 벗고 우리의 소리를 찾았달까요? 아무튼 좋게 들어주셨다니 기분 좋네요(김선훈)”
▲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하고 싶은 대로 노래와 가사에 맞는 리듬, 소리, 러닝타임 등 구성을 맘껏 꾸민 듯해요. 연주나 가사에 있어 본인들만의 화법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올해 하반기 헬로루키 선정과 함께 심사위원 한줄평이 공개됐는데 우싸미는 ‘자유롭고 아름답다. 근본 없는 무한한 매력’이었어요. 저희 완전 이 말 그대로라고 좋아했어요. 우리의 연주나 가사도 화법도 '지독한 솔직함'인 것 같거든요. 노래가 써질 때만 쓰기도 하고, 할 말이 많으면 다 해야 하고, 할 말이 더 없으면 그냥 끝이에요. 그러니 작곡마저도 솔직한 것 같아요. 지질한 얘기면 있어 보이게 ‘포장 노노’하고 발칙할 정도로 없어보이게 써야 느낌이 나잖아요. 선훈이도 공연을 할 때도, 녹음을 할 때도 매번 다르게 연주하거든요. 연주 길이도 그렇고. 그래서 좋아요. 저희가 ‘지 맘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노래 쓸 때 ‘왜, 뭐, 어쩔’ 심보가 종종 튀어나와서. 하하(백충원)”
“가사가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가사가 독보이게 멜로디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가사가 없는 부분에서는 그 노래의 느낌을 저 나름대로 즉흥적으로 풀어내려고 하는데 그렇게 특이한가요?(웃음)(김선훈)”
▲ 1년에 한 번씩 앨범을 냈지만, 경연과 각종 페스티벌 등 무대를 거쳐서인지 올해는 유독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올해는 어떤 해로 남을 것 같은지, 내년은 어떤 해가 됐으면 좋겠는지 듣고 싶어요.
“저희는 사실 계속 하던 거 하고 있고 불러주는 곳 있으면 가서 이야기하고, 좋아 보이면 지원해보고 떨어지고 붙기도 하고 하면서 여느 때랑 똑같이 하고 있는데,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가 올 하반기에 좀 생긴 것 같아요. 우리를 처음 알게 되신 분들 한 분 한 분이랑은 이제 시작인 거니까 올해는 시작의 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시작의 해, 부산 음창소덕분에 민상용 감독님이랑 만나서 작업한 해, 헬로루키 대상 탄 해. 아, 갑자기 심장 쫄깃했어요. (웃음) 그리고 수많은 좋은 분들을 만난 해, 무궁화호의 해까지. 내년은 (부산에서 서울로 갈 때 KTX를 탈 수 있는) KTX의 해였으면 좋겠고, 통장 잔고 없어서 친구들이 놀자고 할 때 딴 얘기 안 하는 해였으면 좋겠고, 내년에 쓰일 노랫말이 평안하고 여유 있는 얘기였으면 좋겠어요(백충원)”
“‘꾸준히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구나’ 싶고 꿈꾸는 기분이긴 하지만 이것이 결과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과정이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충원이형과 하고 싶은 음악 꾸준하게 하고 싶습니다!(김선훈)”